밤똥 참기 - 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 국시꼬랭이 동네 13
이춘희 지음, 심은숙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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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똥은 밤에 누는 똥을 말해요. 옛날에는 집 안채와 외따로 떨어진 '뒷간'이란 곳에서 볼일을 보았는데, 요즘처럼 환한 전깃불도 없던 시절, 달빛이나 별빛, 혹은 촛불이나 희미한 초롱불에 의지해서 한밤중에 아이들이 혼자서 먼 뒷간까지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아이가 똥을 도저히 참지 못할 상태가 되면 식구 중 누군가는 한밤중에 뒷간에 같이 가야 했지요. 그래서 옛 어른들은 아이들의 밤똥 습관을 고치기 위해 '밤똥 파는 방법'을 가르쳐 주곤 했어요. 외양간으로 직접 나가거나, 방문을 열어놓고 외양간 횃대 위에 앉아 잠을 자는 닭들을 향해 절을 하며 주문을 외우게 했어요. 이때 아이는 닭한테 절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다시는 밤똥을 누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답니다. 아이를 혼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내적 동기를 유발시켜 아이 스스로 잘못된 습관을 고치게 했던 것이지요.


저도 어렸을 때 외갓집의 뒷간이 밖에 있고 재래식이어서 못갔던 기억이 있어요. 이 책을 읽으니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늦은 겨울 밤, 길남이는 밤중에 배가 아파 길수에게 뒷간에 같이 가자고 조릅니다. 길수는 귀찮지만 하는 수 없이 길남이를 데리고 외따로 떨어진 뒷간으로 갑니다. 윙윙대는 바람소리와 부엉이 소리로 오늘따라 뒷간 가는 길이 더 멀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볼일을 다 본 길남이가 막 뒷간을 나오려고 하는 순간, 바람이 휘몰아쳐, 들고 간 촛불이 꺼져 버립니다. 겁을 먹은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고, 놀란 엄마가 나와서 아이들에게 다시는 밤똥을 안 누게 해 주겠다며 외양간으로 데려가는데...


어렸을 때 시골 뒷간 생각이 났어요. 지금 울꼬맹이들은 겪어보지도 않아서 만약 보게 된다면 기겁을 할 것 같긴 해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었어요. 즐거운 책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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