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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늑대 안 할 거야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74
무라카미 사키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24년 6월
평점 :
동화 속에 나오는 늑대는 대부분 무시무시한 악당입니다. 아기 돼지들의 집을 날려 버린 늑대도, 빨간 모자를 쓴 소녀와 할머니를 속이고 꿀꺽 잡아먹는 늑대도 모두 사악하기가 그지없습니다. <나쁜 늑대 안 할 거야>의 주인공 아기 늑대의 부모님처럼 말이지요. 아기 늑대는 멋진 아빠 엄마를 본받아 진짜 진짜 나쁜 늑대가 되려고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런데 친구들을 괴롭히고 골탕 먹일수록, 이상하게도 통쾌하기는커녕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나쁜 늑대 안 할 거야>는 정제성에 혼란을 느끼는 꼬마 늑대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아기 늑대는 동화 속에서 멋진 악당 역할을 해낸 아빠 엄마가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당연히 자기도 나중에 자신도 세상을 벌벌 떨게 하는 무시무시하고 멋진 늑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기 늑대는 숲속 여기저기를 다니며 나쁜 짓을 하기 시작합니다. 둥지에 앉은 새를 깜짝 놀라게 해서 알을 떨어뜨리고, 평화롭게 연못을 헤엄치던 물고기한테 소리를 질러 펄쩍 뛰어오르게 하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모래밭에서 정답게 놀고 있는 작은 동물들까지도 으르렁거리며 내쫓아 버리지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나쁜 짓을 실컷 했는데도 어쩐지 쓸쓸하고 가슴이 무겁기만 한 것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아기 늑대는 나쁜 짓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다른 동물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데, 억지로 악당 역할을 해야 하니 마음이 불편했던 것이지요. 고민 끝에 아기 늑대는 진짜 자기가 바라는 모습을 찾기로 결심합니다.
오늘 저도 마음 답답한 일이 생겼었지요. 내가 생각했던데로 잘 안 풀려서요. 나다운 모습을 보이려다 타이밍을 놓쳐 뭔가 꼬인 상황이 되었어요. 아이랑 책을 읽으며 우리는 이런 순간이나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자신의 소신껏 떳떳한 일에는 주눅들지 말고 자신을 표현할 줄 알아야겠다며 함께 이야기했어요. 친숙한 이야기속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었지요. 좋은 책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