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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한국사 - 우리 지갑 속 인문학 이야기
은동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2월
평점 :
『화폐 한국사』는 우리에게 동전 6종, 화폐 4종의 도안 소재로 선정된 인물, 사물, 그림에 관한 역사적 이야기를 들려 준다. 평소 액면 가치에 밀려 간과되었던 화폐 속 대상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 책은 바쁜 일상 속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한국사를 상기시킨다. 먼저 우리가 흔히 사용한는 4종의 동전과 지금은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1원, 5원 동전에 담긴 무궁화, 거북선, 다보탑, 벼, 이순신, 학을 살펴 본다. 100원에 등장한 이순신 장군은 5원 속 거북선을 이용하여 조선 수군의 힘을 견고히 했다. 열악한 환경임에도 최선을 다해 왜군에 대항했던 찬란한 우리의 역사에 다시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역사를 대표하는 네 명의 인물은 각각의 지폐를 빛낸다. 하지만 천 원, 오천 원, 만 원, 오만 원 속에는 인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폐 속 인물 옆에 자리한 그림과 건축물 등을 통해 우리는 당대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다.
나는 어렸을 때 화폐 속 네 인물 중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가 너무 생소하게 느껴졌고, 이 두 학자를 구분하기를 어려워 했다. 사실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이순신 장군이나 훈민정음의 대중화를 이룬 세종대왕 비해 조선 최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는 어린 내게는 생소했다. 그런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철학을 접하며 성리학을 통한 그들의 업적을 알게 되었다. 지폐 속 그들의 존재는 물론이고, 철학적 이념을 귀히 여겨 두 학자를 지폐 속 인물로 선정한 것이 감탄스러웠다. 이 책에서는 이황과 이이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 책은 지폐 속 이황과 이이를 보며 낯섦을 느꼈던 사람들과 두 학자를 연결해 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여 그들이 두 학자에게 가졌던 궁금증을 풀어 줄 것이다.
이 책은 화폐를 보며 한국사를 떠올릴 수 있는 더 넓고 깊은 시각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더불어 액면 가치에 가려진 대상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책이다. 또한 책 말미에 '컬러로 보는 화폐 속 그림'이 있어 본문 속 그림을 더욱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오타나 부적절한 조사 사용 등 문법적인 문제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종종 발견되어 글의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수정하면 더 좋은 책이 되리라 확신한다!
화폐 속 그림에 담긴 역사적 가치를 알게 되면 일상 속에서도 화폐를 통해 한국사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 즐거움을 누려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