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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게임 1 ㅣ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천사의 게임...제목이 이상하다 . 유황냄새가 나는 허공을 찌르는 눈동자의 천사라니...어떤 이유라도 그 궤변에 사람을 홀려 죽음에 이르게 하는 분노의 그림자를 끌고다닌다.
다비드 마르틴과 그의 인생에 모든 희생이 되버린 크리스티나 사니에르 .. 영특한 조수 이사벨라 히스페르트. 전작 바람의 그림자와 연관된 등장인물의 친근함만이 천사의 게임에 재미였다. 죽음과 우연이 교차하고 사슬처럼 얽혀 있는 사건에 너무도 지치게 한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4부연작이 될 작품 중 2번째 작품으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줄기차게 엮어놓았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전작의 그림자를 쫓게 한다. 함께 읽어 나가기가 벅찬 그의 의도와 설치들이 눈에 익은 설정이 아니였더라면 호흡을 조절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수려한 문장 또한 너무 무겁다. 바르셀로나의 덥고 짜증나는 오후에 시궁창에 있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아무리 호사로 치장된 장면도 그 이국적인 바람냄새와 그들의 삶에 묻어나오는 체취를 상상할 수가 없다. 느릴땐 느리게 가는 속도 조절이 아쉬웠다.
샘페레 서점과 잊혀진 책들의 무덤에서 헤매고 있는 독자에게 좀 더 거미줄 같이 투명하고 촘촘한 그러나 그 끈끈함에 발을 뗄 수 없는 그의 작품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