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을유세계문학전집 109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진인혜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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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보바리 (구스타브 플로베르)를 읽고

 

에마를 위한 변명

 

세상에 이렇게 나쁜 여자가 있나?

나를 사랑해주는 성실한 남편을 저버리고 두남자와 번갈아 불륜을 저지른것도 모자라

온갖 사치와 방탕으로 재산까지 싹 다 날려먹어?

처음엔 솔직히 에마가 몰락해 가는 모습을 보고 인과응보요 자업자득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에마 입장도 한번 들어봐야 할것 같았다..

에마..도대체 왜그런거야?

누가 널 이렇게 만든거니? 

..한번 들어보자.. 

 

1. 나 에마.. 이게 나란 사람인걸?

나 어릴적 수도원에 있을 때 고해성사를 오래 하기 위해 일부러 사소한 죄를 저질렀던거 알아?

그때 신부님의 설교에 나오던 약혼자, 남편, 천상의 애인, 영원한 결혼.. 너무나 달콤한 말들이었거든.. 


난 변화무쌍한게 좋아

바다는 폭풍 때문에 좋았고, 초목은 폐허속에 듬성듬성 있을때가 더 좋았어.. 내 감상적인 기질에선 내 마음속의 욕구를 바로 채워주지 않는 것은 모두 무익하게 느껴질 뿐이야

그냥 늘상 보는 풍경이 아니라 거기 감동이 있어야 하지않겟어?


내가 즐겨 읽던 책도 나를 만들었지

사랑, 사랑하는 남녀, 별장에서 기절하는 핍막받은 귀부인, 역참마다 살해당하는 마부, 눈물과 키스, 달빛에 보이는 조각배, 밤꾀꼬리, 온순하고 덕성스럽고 언제나 옷을 잘 차려입는 신사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신비스러운 그림들..

내가 파리 지도를 사서 거기거리를 돌아다녔던거 기억해? 물론 상상속에서였지만..

허영기가 있다고 욕 해도 좋아.. 그게 나인걸? 


내가 꿈꾸는 행복은 불안한 정열이 가득한 장및빛 날들이야..

이런 고요한 생활이 아니었다고....

 

2. 내 남편 샤를.. 아아 한심한 남자야.. 정말 한심한 남자라구..

차라리 나를 때려주기라도 했으면.. 지루하고 공감안되는 남편은 못참아

결혼전에 난 내가 사랑에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 사랑에서 당연히 생겨나야할 행복이 느껴지지 않는걸?


내가 잘못 생각한 게 틀림없어

샤를은 그냥 뻔한, 매일 입는평상복같은 사람이야

파리의 배우들을 보러 극장에 가고 싶다는 호기심을 한번도 가져본적이 없대..말이 되? 

수영도, 검술도, 총을 쏠줄도, 심지어는 승마용어도 모르더라고.

남자란 모름지기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다양한 활동에 뛰어나며, 정열적인 에너지로 세련된 생활을 하며 모든 신비로 상대를 이끌어야 하는거 아냐?


그저 밤에 집에돌아오면

오늘 만난 사람, 왕진에서 만난 환자.. 처방전..에 대해 주절주절 이야기 해..그리고 그냥 코골며 쓰러져 자.. 

그는 애초에 나를 만족시킬수 없는 사람이야.

그는 심장에 불꽃이 튀지 않는 사람이거든.. 


나..!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달빛아래 정원에서 내가 외우고 있는 시구를 암송해줬고, 우수어린 아다지오를 노래해주기도 했어

근데.. 그사람은 어땠어? 

그냥 똑같았어.. 

샤를은 .. 뭐랄까

본인이 경험하지 않은 것은 이해를 못해

그리고 상투적인 형태로 표현되지 않은 것은 믿질 못해..

맙소사, 내가 왜 결혼했을까?”


도대체 어느 힘줄을 자른걸까?

내 마지막 기대마저 무너뜨렸던 샤를의 만곡족 환자 수술....아아 이젠 모든게 끝난거야

  

3. 아들을 그리고 남편을 이렇게 만든 사람.. 시어머니..그리고 전처

열성적인 엄마, 우둔한 아들을 의사로 만들어 개업까시 시킨 장한 엄마

니가 어떻게 에마를 엄마보다 좋아할 수가 있어?”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키운 아들인데 에마는 너한테 그렇게 소홀할 수 있어?”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아내도 찾아준 사람이니 말 다했지..

연금있는 마흔다섯과부에게 장가보냈지

그여자가 남편 샤를의 전처야.. 알지? 

그때도 아내가 주인이었다지?

이런말은 해도 되고 이런말은 안되고

금요일은 금육하고, 아내가 원하는 옷입고, 치료비 안 낸 환자는 아내가 시키는대로 들볶고

남편의 편지는 몰래 뜯어보고 여자 환자오면 칸막이 너머로 엿듣고

아아..한편으론 남편도 불쌍하지

아무튼 그엄마에 그 아들이란게 참.. 

 

4.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말야..

사랑이란 요란한 천둥과 번개와 함께 갑자기 찾아오는 거라고 생각해

인간의 삶을 기습해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인간의 의지를 마치 나뭇잎처럼 통째로 날려 버리고 마음을 송두리째 심연으로 쓸어 가는 하늘의 폭풍우 같은 것이라고 말야.. (그러니 내가 샤를하고 행복할수 있겠니?)

근데 그건 몰랐지..

집 테라스에서 빗물받이 홈통이 막히면 빗물이 호수를 이룬다는 것을

그러다 벽에 금이 가고 마침내 막힌것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온거지

사랑과 기침은 참을수 없다잖아.. 

 

5. 불륜이라고? 타락했다고? 나도 나름 최선을 다해 저항하고 노력했어

나는 레옹에게 사랑을 느끼면 느낄수록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했었고, 그리고 약화시키려고 억눌렀단말야..

그래서 끝이 결국 뭐야? 그가 떠나고 만거야.. 

내 삶에서 유일한 매력이며 지고의 행복을 가져다줄 유일한 희망인 그가

떠났다고..

그 행복이 눈앞에 있을 때 어째서 붙잡지 못했던가!

행복이 달아나려 할 때 왜 두 손으로, 두 무릎으로 꽉 붙들지 못했을까?

 

그래

솔직히 로돌프때도 그랬다

그날 숲속에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저항한거야..

이해하지?

 

6. 뢰뢰.. 잔악한 놈.. 난 철저히 당한거야

물론 내 허영심이 일을 크게 만든건 사실이지만

그놈한테 당한건 지금도 억울해..

내 치명적인 약점.. 내 사치와 허영심을 잘 아는 그놈

항상 내게 먼저 다가와 던지기수법으로 날 유혹했지...

날 결국 파국으로 이끈 그놈..

 

7. 나는 소망했다고.. 내게 금지된것들을..

나는 나를 둘러싼 행복의 저속함에 굴욕을 느꼈지만

습관 때문에 혹은 타락했기 때문에 거기에 집착하고 말았지..

너무 큰 행복을 바란거야.. 그러다 행복을 송두리째 고갈시켜 버리면서 날마다 더욱 더 행복을 갈망하고 있었던 거야 

이건 마치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도파민중독과 같은 상황이랄까..

 

8. 채털리 부인과 나를 비교한다고?

산지기와 사랑에 빠졌던 그여자? 코니?

나와는 차원이 다르지..

알잖아.. 난 구멍뚤린 작업복을 입고, 맨발에 슬리퍼 신은 마부같은 사람들에게는 끌리지 않는걸? 


9. 사랑한게 죄가 되니? 

이 소설이 출간된 시대를 봐

나폴레옹 독재시대 였잖아

그리고 나를 창조한 작가님이 '공중도덕 및 종교적 미풍양속을 해쳤다'는 이유로 피소된거야,,,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이없지 않아?

한마디로 내가 불륜을 저지른게 못마땅했던거지..

이 책으로 피소될 정도면 레이디 채털리는 사형감 아니야? 

아니, 솔직히 사랑이 죄니? 


그래도 그 소송으로 인해 이 책이 더 유명해졌다니..그건 참 다행이야..

안녕.. 나의 레옹과 로돌프.. 그리고 샤를..마지막으로 내 딸 베르트.

그리고 나의 꿈이자 낭만이었던 파리여 안녕.. a'di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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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개정증보판)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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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글을 이렇게 쓸 수 있지?

김영하 선생의 에세이 여행의 이유를 읽으면서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나는 그의 책을 읽어본적 없이 알쓸신잡프로그램에서 처음보고

그 멋있는 목소리와 해박한 지식에 감탄하던 중

우연히 선생의 구글 팟캐스트 책읽는시간’ (당시 이미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으나, 아직 들어볼수 있는곳이 남아있었다)을 통해 전세계 작가들(때론 본인)의 책을 낭독하고 그들의 삶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는 귀한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에게 삶이란, 그리고 여행이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어쩌면 쓰디쓴 내장까지..) 단 한조각도 버릴게 없는, 굳이 비유하자면, 마치 우리 식탁의 명태나 대구에 견주어도 될까? 

 

이런 일(추방)을 겪은 사람이 흔치는 않겠지만 겪어본 사람으로서 말하지만 의외로 최악의 기분은 아니었다. 여행은 아무소득없이 끝나고, 한번 더 중국을 왕복하고도 남을 항공권 값을 추가로 지불했느며, 선불로 송금해버린 숙박비와 식비는 아마도 날리게 될것이 뻔했지만 (실제로 환불은 못 받았다.) 난생 처음으로 추방자가 되어 대합실에 앉아있는 것은 매우 진귀한 경험인 만큼, 소설가인 나로서는 언젠가 이 이야기를 쓰게될 것임을 예감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여행에 치밀한 계획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여행이 너무 순조로우면 나중에 쓸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나라를 가든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너무 고심하지 않는 편이다.

운좋게 맛있으면 맛있어서 좋고, 대실패를 하면 글로 쓰면 된다.

 

 

아 ~ 이 얼마나 작가다운 여유로움인가

비자없이 한달 일정으로 출국하려다 그날 바로 추방당하면서도,

해외에서 정보도 없이 주문한 음식이 대실패로 끝나도

실망과 한탄대신 이건 언제가 글로 쓰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다니...

 

여행의 이유

여행을 좋아하고,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독자라면

그리고 김영하 선생의, 마치 시냇물처럼 고요하게 흘러가는 글 속에서 위트와 감동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한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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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 개정판 레이첼 카슨 전집 5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 에코리브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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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재밌는 과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쉽게 읽을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소설처럼 술술 읽히지도 않고 자꾸만 마음이 무거워져 갔다.

정말 재미없는 책

그렇기에 꼭 읽어봐야 할 책

인간의 이기심과 무책임함에 대한 통렬한 비판

 

인간은 맹독성 살충제로 곤충을 죽이고, 잡초의 씨를 말리려 하고

곤충이 사라진 강에 연어 새끼들이 살지 못하는

죽음의 땅에선 사람마저 무너진다.

인간이 죽이고자 했던 것들은 내성까지 가지게 되어 되려 더 번성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낳으니,

인간은 무엇을 위해 곤충과 식물을 죽이는가?

이 지구는 영원히 인간의 소유인가?

 

잠시 소풍왔다가 떠난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찰나의 순간 머물다 가는것일텐데..

 

소설가 김영하는 에세이 여행의 이유에서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시인 아치볼트 매클리시는

지구는 우주의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떠 있는 작고 외로운 푸른 구슬에 불과했다.

저 끝없는 고요속에 떠있는 작고, 푸르고, 아름다운 지구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바로 우리 모두를 지구의 승객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승객은 영원히 머물지 않는다.

왔다가 떠나는 존재일 뿐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지구라는 작은 행성, 푸르게 빛나는 우주의 오아시스와 우리서로를, 동식물을, 같은 행성에 탑승한 승객이자 동료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암시한 것이다.”

 

저자 레이첼 카슨은,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면 야만적인 힘을 사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과학적 자만심이 자리 잡을 여지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한다.

 

작가가 짧은 여행을 마치고 지구를 떠난지 6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 소중한 행성안에 또 괴상한 독성물질들을 뿌려대고 있는건 아닐지...



 

 


지하철역 스마트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너무 좋아서 바로 구매해서 읽은책

식물학자의 노트 ! 

레이첼 카슨의 절절한 호소를 듣다가 우연히 식물에 관한 예쁜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읽는 내내 사실적인 식물 일러스트도 너무 예뻤지만 

말없이 같은 자리에만 머물러있는것 같았던, 수동적이고 연약해보이기만 했던 식물들이,

실은 온 생애와 온 지혜를 다해 씨를 퍼뜨리고, 

때로는 협동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그들만의 꽃을 피워내기까지 눈물겹게 투쟁해 오고 있었다는 것이 새삼 놀랍고도 신비했다.


특히, 짧은 챕터마다 말미엔 식물에 삶에 빗대어 사람들에게 전하는  진심어린 격려와 위로가 포근하게 들려오니, 어쩌면 작가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이부분에 다 모여있는것 같았다. 

그런즉 식물이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철학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어쩌면 나무에 비하면 한없이 약한 인간인 우리에게는 어떤 갑옷이 있을까요? 또 어떤 갑옷을 준비해야 할까요? 나무를 보며 내가 가진 최고의 갑옷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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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짱 2025-04-1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것없는 제 블로그를 늘 찾아와주시는 이웃님께 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용~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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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들만의 유토피아가 있다

태어나기 전에 이미 계급이 결정되어 그 누구도 각자의 지위와 역할에 불만없는 곳! 

플라스틱 제품을 찍어내듯 컨베이어 벨트위에서 똑같은 모습, 똑같은 피부색과 똑같은 지능을 가진 수십명의 쌍둥이가 한번에 만들어져 극도로 가성비 좋은 세상!


이 곳에선 유리병에 담긴 태아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거치며 남성, 여성, 생식기능이 없는 여성으로 구분되어 제조되고 태아들에겐 산소공급량을 차등하여 지능도 키도 발육상태도 미리 결정되니 이 또한 얼마나 효율적인가?

 

어떤 태아는 열처리를 통해 추위에 공포를 느끼게 훈련하여 광부와 철강근로자가 되도록 미리 결정되고 유아에게 전기충격을 통해 평생 꽃과 책에 대한 증오를 입히고, 


그래서 대중이 시골을 증오하도록 유도한다든지, 책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놀라운 곳

최면학습을 통해 나보다 낮은 계급에는 혐오를, 나보다 높은 계급에는 존경심을 평생 갖도록 조정되는 세상..  

..생각만 해도 숨막히는 이곳은 실로 무서운 디스토피아였다.


알파 베타는 우수한 계급,

감마는 표준형 계급,

다양성이 없는 델타계급,

획일화한 엡실론 계급,

(플러스 마이너스까지 세분화되어 인간은 마치 소고기 등급처럼 나뉜다.)



가정이란 육체 정신적으로 더없이 추악하고 숨막히는 더러운 곳이고

일부 일처제와 가족구성원끼리의 배타성을 극혐하고 모든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을 공유한다는 잠언을 최면속에 주입되는 이 곳 !

 

왜 꼭 다른 남자를 사귀어야 하는지 납득이 안간다는 레니나에게 동료 패니는 말한다

 

이런식으로 한남자하고만 계속해서 사귄다는건 한심할 정도로 나쁜 태도에요

 

소마라는 알약을 껌처럼 씹으며 괴로움도 나쁜기억도 순식간에 평온과 행복으로 바꿀수 있는 이곳그래서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은 세상

그래서 정말로 지독하게 불행한 세상!

 

1932년에 발표된 이 책은 전체주의를 비판한 소설이라고 한다. 

맞는 말인듯 하나 꼭 그것뿐 만은 아닌것 같다. 

더불어, 시대를 앞서 미래를-그러니까 우리의 현재를 예언한것으로 보이는 점에서 더욱 소름돋았다. 

 

지금의 우리는... 

인공수정이나 유전자 조작을 통하여 이미 신의 영역에 접근해가고 있는지는 오래되었고,

계급이 없는 자유민주사회라고는 하나 사실 우리들 각자의 삶 앞에는 어쩌면 이름표만 붙지 않았을뿐 엄연히 계급의 벽이 실재하지 않는가?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이 태아시절부터 수백번 주문처럼 주입된 탓에 늘 감마로 태어나지 않은게 다행이야라던가, “감마들은 어리석어요, 그들은 모두 초록색 옷을 입어요, 난 델타 아이들하고는 놀고 싶지 않아요, 엡실론들은 더 형편없죠, 그들은 너무 우매해서..”

라고 늘 말하는것도 놀라웠다.


우리 주변에도 같은 학교에 다녀도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같이 놀지 못하도록 하는 부모들이 있다고 하니 무엇이 다르겠는가? 

또한 부모의 부가 자녀의 부를 창출하고, 계층간 사다리마저 소멸되어버린.. 아아.. 여긴 디스토피아? 


그들이 받는 길들이기 훈련은 지정된 궤도 안엣만 달리게끔 목책을 둘러놓는 셈입니다.

그들에게는 미리 운명이 결정되어 있으므로 어쩔수 없어요

유아기와 태아기의 고정관념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병 속에 갇혀 살아갑니다.

물론 우리들도(알파들도저마다 병속에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이 대목까지 읽다가  등골이 서늘해지고 말았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사회로부터, 부모로부터 내 운명을 결정지을 주문을 수천번 주입되었고, 그게 어쩌면 오늘의 내 모습이고, 게다가 내 주위엔 내가 모르는 유리벽이 있어.. 그러니까 나 또한 나도 모르는 유리병속에 들어있는것일수도 있겠구나? 

어쩌면 오늘부터 내 삶은 그걸 찾아서 깨는 작업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당신은 섬으로 가지(쫓겨나지) 않았잖아요?

그것이 바로 내가 치른 대가였습니다.. !!!

행복을 섬기겠다는 선택에 의해서요.. 그것도 내 행복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말에요


야만인 존과 연루되어 섬으로 쫓겨날 위기에서 어쪄면 이 세상의 큰 비밀을 알아버린 헬름홀츠..

"전 철저히 나쁜 풍토가 좋겠어요, 기후가 나빠야 글을 더 잘쓰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하.! 내내 답답하던 속이 뻥 뚤리는 느낌? )


놀라운 통찰력으로 미래를 예언한 이 책을 읽으시며 조지오웰의 1984년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변화를 원하지 않아요

모든 변화는 안정에 위협이 되니까요

우리들이 새로운 발명들을 실생활에 적용하기를 그토록 삼가는 또다른 이유가 다,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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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 현대지성 클래식 39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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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귀스타브 르 봉은 군중의 목소리와 위세가 커지고 이미 왕도 군중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는 세상이 왔으며, 결국 군중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견으로 책을 시작한다

 

1. 군중의 정신구조

군중은 이성적 추론이 불가하며 개인의 감정과 생각이 집단화되면서 산과 알칼리가 만났을때 전혀 다른 제3의 물질이 생기듯 새로운 개체로 변화한다.


암시나 자극을 통해 영웅이 되어 순교하기도 하고, 반대로 잔혹한 사형집행인이 되어 범죄자의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충동성과 변덕으로 개인의 사사로운 이해에 집착하거나 긴급상황에서 자기보호도 외면할정도로 극단화된다.  마치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과 흡사한것 같다. 


한편 사상이나 철학은 매우 단순한 형태로만 군중에 영향을 줄수 있고, 군중의 마음에 새겨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또한 반론과 토론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 특성과 함께 힘있는 자에게 순종하되 그가 힘을 잃거나 유약한 호의를 보일 경우 즉시 멸시하며 돌을 던질 것이다.

 

이런 정신구조에 대해 저자는 만약 군중이 가끔씩이라도 이성적으로 사고해서 눈앞의 이익을 따졌다면 이 땅에서 어떤 문명도 꽃피우지 못했을 것이고, 인류도 역사다운 역사를 갖지 못했을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군중의 영혼이 추동할때는 격변이 일어나는데 그 예로 종교개혁이나, 성바르톨로뮤 축일의 학살, 종교재판, 공포정치 등 사례를 든다.

 

2. 군중의 신념과 의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저자는 크게 간접요인과 직접요인 둘로나누고 있다

간접요인에는 사상, 철학, 시대상황등의 기저요인과 민족, 전통, 시간, 제도, 교육등의 일반요인을 든다.


그 중 민족의 고유 기질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으로 꼽으며, 과거의 사상과 욕구, 감정을 대변하는 전통또한 변화에 저항하는 성격을 지녀 군중의 정신을 특정한 상태로 유지하거나 회귀 시키기도 한다.


시간은 군중의 신념을 잉태하고 지배하며 단어 하나의 의미도 시간에 따라 변화함을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교육에 강조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획일화된 암기식 교육을 비판하며 실습을 통해 능력발휘가 가능한 직업교육을 강조한다.


오늘날 우리 또한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시대를 앞서간 놀라운 통찰을 확인할 수 있다.


명문대, 그중에서도 특히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잘못된 교육보다는 직업교육을 통해 다양한 재능을 꽃피울수 있는 방법을 다같이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요인과 관련해서는 군중의 이성적으로 추론할 지능상태가 아니라는 점에서(개개인의 지능과는 무관하게 군중이 되는 순간 달라짐) 적절한 단어와 경구 사용을 통해 군중의 상상력이 자극될수 있는데,

민주주의, 사회주의 등 단어를 예로들며 그 뜻에는 무관하게 연상되는 이미지 만으로 군중의 마음에 각인되고 이를 자극할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때 이미지는 같은 단어라도 시대에 따라 끝없이 변화하며 시간과 민족에 의해 변화하고 따라서 군중을 지도하는 자는 단어가 그 시점에서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여 군중이 부정적으로 느낄만한 단어는 즉시 교체해야 한다.


르 봉은 또하나의 직접요인으로 환상을 든다

원시적 야만상태에 있는 군중들은 환상을 이상을 갈망하는 마음을 채우고 야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모든 문명의 최상위에 환상이 존재하며,

구체적으로는 신전과 종교건축물들이 환상을 구현하기 위해 건축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와 연결점을 찾을수 있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푸조라는 신화'를 예로 들어 인간이 만들어낸 가상의 실재를 이야기 한다.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신이나 국가의 존재를 믿고 신뢰하며, 신이나 국가를 위해 협동하고 조직화할수 있는 것.. 여기서 가상의 이야기는 결국 르 봉의 환상과 접점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환상은 예술, 정치, 사회에 대한 모든 견해를 지배하며

예술과 문명창조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군중의 신념과 의견의 가변한계와 관련하여

군중에 절대적 지배력을 보이는 원대한 신념과 유동적이고 변덕스러운 일시적의견으로 나눠 설명하기도 한다.

 

3. 군중에 대한 권력자와 지배자의 행태

군중을 지배하는 권력자는 대부분 행동가이며, 광기와 신경증으로 가득차있되 미래를 예견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집요한 신념가들로서 집요하고 지속적인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의 행동양식 중 가장 중요한 위신은 군중의 정신을 강력히 지배하는 힘으로써 군중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데, 나폴레옹의 경우 타고난 위신으로 주변의 권력자들마저 꼼짝할수 없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고 한다.


나폴레옹의 매력에 대한 코멘트가 재미있다.

 

첫만남에서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특별한 몸짓이나 위협이 전혀 없었는데도 그들은 미래의 황제와 마주치자 온순한 양이 되었다.

 

"장군님저는 그 괴물같은 사내에게 꼼짝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신도악마도 무섭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만 다가가면 어린아이처럼 몸이 떨립니다

그의 명령이라면 저는 바늘을 통과해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 겁니다."

(성석제 선생의 '천하제일 남가이'가 꼭 이랬었지..) 



그들은 반론을 허용하지 않으며, 주변사람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이고, 오히려 주변 권력은 철저히 무시하고 총알받이로 취급하여 군중들을 매료시킨다.

그들은 또한 단호하게 확언하고, 이것이 전염효과를 일으켜 모방을 낳고 군중의 신념으로 확산한다.

그리고 증거에 구애받지 않는 웅변술과 단어와 경구를 적절히 사용하는 언변으로 군중에게 특정한 이미지를 받아들이도록 자극한다

 

4. 군중의 분류

끝으로 저자는 군중을  이질적 군중과 동질적 군중으로 나누고

특별히 이질적 군중에 대해서는 익명과 비익명 군중으로 나누되

비익명군중은 법정배심원(심의회), 유권자군중, 의회군중으로 나눠 상세히 논한다.

 

배심원의 경우 구성원들의 지적수준은 중요하지 않으며(이미 알다시피 군중의 제1특성이다)

피고의 위신에 영향을 받는데, 변호사는 나머지 배심원들에게 영향을 미칠수 있는 1~2명만 잘 포섭하면 재판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유권자 군중은 후보자의 위신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후보자는 실현가능성 없는 공약(이때 공약은 과장된 구두 공약으로) 적절한 경구, 단어선택을 통해 군중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소름끼치는 것은 현대 우리사회의 정치인들도 모두 그러고 있다는 사실.. 어쩌면 그래서 정치가나 사회지도자들의 필독서로 악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실제로 히틀러나 무솔리니 등도 이 책을 활용했다고 하니..

의회군중은 군중의 다른 특성은 모두 지니고 있으나 일정한 순간에만 군중이 되며, 많은 경우 독자성도 가진다고 설명한다.

 

5. 비평

끝없이 앵글로색슨과 라틴민족을 구분하여 차별하는 점, 여성에 대한 차별적 관점을 갖는다는 점(역자 해제에 따르면 저자는 철저한 차별주의자이다.) 등을 제외하면 이 책은 1895년에 출간된 책이라고 믿을수 없을 정도의 통찰력으로 쓰인 책이었고, 21세기에 읽는 사람도 놀라게 할만큼 치밀하고 분석적이다.

마치 130년 후를 내다보기라도 한 것일까? 

과장된 구두공약을 통하여 암시와 맹신을 일으키고, 대중들에게 전염시키는 힘을 악용하여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현대의 트럼프와 같은 정치가들도 아마 이 책을 숙독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론, 정치가들의 이런 거짓 공약과 선동이 통하는 것은

현대의 군중도 르봉이 설명한 군중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단지, 무조건 때려부수는 식의 거리의 무법자 같은 모습보다는 SNS라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달라졌을 뿐.. 


르봉의 말대로라면 군중들은 비록 우매하나 그 힘은 막강하고 늘 세계사의 한페이지에서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창조하는 선봉에 서 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들, 우리 군중들은 또 어떤 낡은 것을 허물고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낼수 있을까 고민해볼 일이다. 


그런 가운데에서 그냥 우매하고 비이성적인 군중으로 남을지, 아니면 르봉의 군중개념을 깨고 똑똑하고 현명한 군중으로 새로 태어날지는 각자의 몫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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