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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가, 참 좋다 - 1세부터 100세까지의 꿈
꿈꾸는 100인 글, 강재훈 사진 / 푸른지식 / 2011년 12월
평점 :

"이런 내가, 참 좋다."
진심으로 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나로 살아가기 위해 매일 한 걸음 한 걸음 열심히 걷고 있다. 작은 도시에서 자란 나는 이십여년 동안 그다지 특이하거나 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었다. 누구나 평범하고 그냥 그런, 꿈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그냥 남들처럼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속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나는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었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고, 막연히 꿈꾸는 무엇들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내가 별난 아이인 것 마냥 비춰지는 게 이곳의 분위기였다. 그래서 조금 늦은 나이에 방황을 하기도 했고, 드디어 내가 이상한 거면 그냥 이상한 대로 살겠다며 나는 나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시야를 넓히면서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이 그 생각의 종지부를 찍게 만들었다. 이 책에는 1세부터 100세까지 100인들의 꿈이 담겨있다. 아주 어린 아가도 중년의 아버지도 100살을 바라보는 할머님들도 꿈은 있다. 꿈이 있다는 건, 무언가를 상상하며 그릴 수 있는 건 그 어떤 행복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기쁨이 아닐까 생각한다. 풍선껌이 되서 하늘을 날고 싶다는 꼬맹이의 마음이 너무 귀여워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고래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는 어린아이의 발상에도 살짝 감탄을 했었고, 예순이 넘어 초등학교 졸업장을 따고 한참 학구열에 불타고 계신 어르신과 아흔이 넘어 검도를 시작하신 할아버님의 열정에도 감동을 받았다. 인생이란 게 꿈과 행복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틈틈히 어른들의 꿈과 사연에 눈물이 나기도 하였고 참 기구하다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한평생을 사신 분들도 계셨지만 100년의 삶을 스치듯 들여다보니 결국 삶의 '틀'은 내가 만들어야 되는 것이라는 걸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누군가가 만들어 주거나 아니면 흔히들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 틀에 나를 억지로 구겨넣어서 같은 삶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색깔이 다르듯이 누구나 그리는 삶도 다를 테니까.
꿈을 가집시다. 꿈은 공짜에요!
왠지 뼛속까지 유쾌하실 것 같은 아저씨의 한 마디. 미래의 내가 꼭 저런 말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꿈"이라는 단어는 참 예쁘게 생겼다. 그리고 참 맛있게 씹히는 단어다. 나는 평생 꿈을 먹고 살고 싶다. 물질적 풍요로움도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긴 하겠지만 꿈을 먹고 자라서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싶다. 중년이나 노년이 되었을 때 "마음부자", "추억부자"가 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이상 멋진 미래는 없을 것만 같다. 나를 신나게 만든 책. 머지않아 나도 나 스스로 거울을 보며 "이런 내가, 참 좋다!"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10년 뒤에도 30년 50년 뒤에도 이 책속의 멋쟁이 어르신들처럼 마음속에 색색깔의 꿈은 늘 지니고 살았으면 좋겠다. 꿈에 있어서만은 욕심쟁이가 되어도 괜찮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