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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캐러멜! ㅣ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
곤살로 모우레 지음, 배상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8월
평점 :
사하라위족 난민촌에 사는 여덟 살 코리는 들을 수 없습니다. 입 모양을 보고 대충 말뜻을 알아듣지요. 코리는 난민촌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습니다. 그래서 코리는 친구가 없답니다. 그런 코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낙타입니다. 낙타가 되새김질을 하는 것을 보고 코리는 낙타도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요.
삼촌네 낙타가 아기 낙타를 낳았습니다. 아기 낙타가 코리쪽을 쳐다보며 입술을 움직였지요.동그란 입술, 옆으로 벌린 입술.-아기낙타는 '코리'이름을 부른 것입니다.!!! 코리는 아기낙타 이름을 '캐러멜'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코리와 캐러멜은 서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코리와 캐러멜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코리는 다른 아이들과 하고 싶은 일을 캐러멜과 같이 해보려고 했고, 이런 생각을 입술을 움직여 캐러멜에게 말하면 캐러멜은 입술을 움직여 대답했답니다. 캐러멜의 이야기는 코리를 꿈꾸게 만들고 달콤한 상상에 젖어들게 했습니다. 특수학교에서 신발끈 묶는 법이나 그림 그리기만 배우던 코리는 캐러멜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말들을 쓰고 싶어 읽고 쓰기를 배웁니다.
드디어 코리가 처음으로 글을 쓴 날은 일식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낮이 밤으로 변했습니다. 코리는 캐러멜에게 달려갔습니다. 불안해하던 캐러멜과 코리는 잠시동안 일식을 지켜보았습니다. 캐러멜이 진정된 모습을 보이자 코리도 안심했습니다. 캐러멜은 입술을 쉬지않고 움직였고 코리는 캐러멜의 입술을 읽었습니다.
해와 다리 사랑해서 하느레서 만나지요.
알라신은 사람들이 달에 가린 해를 보기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때문에 알라신을 믿는 사람들은 건물에 숨었습니다. 그런데 일식을 보고 코리와 캐러맬은 이렇게 해와 달의 사랑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후로 코리는 계속해서 점점 긴 아름다운 문장을 씁니다. 하지만 배고픔에 허덕이는 난민촌 주민들에게 고기가 필요했습니다. 젖도 짤 수 없는 숫낙타인 캐러멜은 희생제물로 바쳐져야 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코리는 캐러멜과 함께 몰래 난민촌을 빠져나갑니다. 그러나 길을 잃게 되지요.
우리는 길을 잃었어, 작은 코리.
하지만 나의 샘물은 너고,
너의 풀은 나야.
결국 코리와 캐러멜은 삼촌에 의해 난민촌으로 돌아오게 되고 캐러멜은 희생제물로 바쳐집니다. 캐러멜의 목이 베이고 캐러멜이 놀라움과 고통으로 소리를 질렀을 때, 실망과 분노로 비명을 질렀을 때, 코리는 끝까지 캐러멜을 바라봅니다. 캐러멜도 코리를 바라보며 숨이 끊어지는 동안에도 입술을 움직입니다. 코리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 보지 않으려는 마음을 억누르고 캐러멜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모두 받아 적습니다.
내 생명이 꺼진다고/눈물짓지 마./우리가 함께 산 날을 생각해
난 죽음을 받아들였어/난 너의 기억을 안고/하늘의 초원으로 가는 거야
네가 사는 동안/난 항상/너와 함께 있을게
넌 아직 알 수 없지만,/네가 밤을 맞으면/너도 그것을/이해할 거야
작은 코리, 내 하나뿐인 친구....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던 코리는 장애를 딛고 말하기를 배웠고 멈추지 않고 시를 써 칭찬받고 존경받는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매일 저녁 난민촌에 있는 낙타 우리로 가서 낙타들과 대화했습니다.
어느 날 사하라위족 시인들 중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바티 선생님이 코리의 시를 칭찬하며 묻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는 깊은 영감은 어디서 받았나?"
"제 시가 아닙니다. 저는 옮겨 적었을 뿐이지요, 오래전에 제 가장 친한 친구가 죽기 바로 전에 저에게 읊어 준 글입니다"
풀 한포기 나지 않는 삭막한 사막에서 살아가는 사하라위족 사람들의 생활, 그 중에서도 코리라는 소년은 청각 장애입니다. 아주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런데 이 책을 다 읽은 후 느낌은 정말 따뜻합니다. 그것은 아주 힘들지만 사랑이 있기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청각장애 소년이 장애를 딛고 훌륭한 시인이 되었듯이 사하라위족 난민들이 조국땅 서사하라에서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