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를 입은 비너스 / 레오폴트 폰 자허마조흐

마조히즘, 사디즘이란 단어 뜻을 찾아보았다.
변태적인 성적쾌락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런 뒤틀린 쾌락도 누군가에겐 쾌락이겠구나 싶다.
제베린의 기괴한 계약서 한 장이  반나의 상상력과 더해져 내면에 숨어있는 인간의 잔인성을 끌어내게되고 자기앞에 피흘리며 고통당하는 남자모습을 보며 악마같은 쾌감의 절정도 맛본다.
비너스라는 완벽에 가까운 여성의 의미에 쾌락적 유혹의 ‘모피‘라는 옷을 덧입고 반나는 데릴라같은 쾌락과 잔인함의 캐릭터로 변신했다.
홈쇼핑에 종종 판매되는 모피가 누군가에겐 추위를 막는 옷일 뿐이지만 또 누군가에겐 야릇하고 지나치게 위험한 물건일 수 있다는걸 알았다.

나는 조숙했으며 극히 민감했어요. 열 살 나던 해에 나는 순교자들의 전설을 다룬 책을 손에 넣게 되었지요. 지금기억으로 당시 나는 그 순교자들이 지하 감옥에 갇혀 고통스러워하고, 석쇠에 눕혀진 채로 불에 태워지고, 화살에 맞아 몸이 벌집이 되고, 끓는 역청 속에서 삶아지고, 맹수들에게 던져지고,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을 두려움과 함께 실제로는 황홀감을 느끼며 읽었어요. 그들은 가장 끔찍한 고통을 마치 무슨 즐거운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치러냈지요. 그 뒤로 수난이나 끔찍한 고통을 견디어 내는 것이 내게는 하나의 쾌감으로여겨졌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여자에 의해 고통을 받을 때 말입니다. 내가 아는 한 모든 시적인 것과 모든 악마적인 것은한 여성 안에 다 들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나는 여성을 정식으로 숭배하기로 했습니다. P63


- P63

디오니시우스의 황소 이야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그녀가 물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그런데 그게 어쨌다는 거죠?""아첨 잘하는 한 신하가 그 시라쿠스의 폭군을 위해 새로운 고문 기구를 고안해냈어요. 말하자면 쇠로 만든 황소인데, 그 안에다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을 집어넣고 활활 불을 지피는 거지요. 쇠로 된 황소가 달구어지기 시작하고 그 안의 사형수가 고통을 못 이겨 절규하면 그 사람의 목소리가 꼭 황소가 울부짖는 소리처럼 들린다는 거예요.
디오니시우스는 그 장치를 고안해낸 사내를 향해 미소를 짓더니 당장 그 자리에서 그 도구를 시험해 보기 위해 그 사내를 가장 먼저 쇠로 만든 황소 안에 집어넣으라고 명했어요. 이 이야기는 참으로 교훈적이죠.

내게 이기심, 당돌함, 잔인함 같은 속성을 주입해준 사람은 바로 당신이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마땅히 그 첫 희생자가 되어야 해요. 나는 사실 지금 쾌감을 느끼고 있어요. 나와 다름없이 생각도 하고 느낄 줄도 알고 욕망도 있는 사람을, 아니 정신과 육체 면에서는 오히려 나보다 강한 사람을 내 손아귀에 쥐고 학대할 수 있다니 말이에요. 특히 나를 사랑하는 남자를 말이에요.p194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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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03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읽고나서 뭐야 이책~ 이랬는데 왠지 여운이 남더라구요 ㅋ 마조히즘을 통해 사랑의 극단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

키라키라 2021-12-03 0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새파랑님과 같은 반응이었어요 ㅋ 요런종류의 사랑도 있구나 했지만 뭔가 찜찜.. 결론은 이런 사랑은 내타입 아닌걸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