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분 사용법 - 불안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100가지 심리 도구
사샤 바힘 지음, 이덕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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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 사용법 / 사샤 바힘

기분을 다루는, 또는 다스리는 내용의 도서는 시중에 많다. 하지만 그런 책들 중에서도 이 책은 특별하다. 단지 추측에서, 지레짐작에서 추출해낸 결과값이 아닌 심리학자이자 심리 치료사인 저자가 실제로 심리 치료실의 VIP 고객에게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실생활에 접목하기가 쉽고 신뢰도가 높다.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과 슈피겔 베스트셀러에 등극된 책이라 더욱 신뢰도가 상승한다.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처방 이야기는 정말 나를 위한 것만 같았다. 소극적 완벽주의자라고나 할까,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시작조차 하기 싫고 완벽하게 하지 못할 거라면 도전하기조차 싫은 나같은 사람에게 적합한 처방전이 여기에 있었다. 저자는 실수를 두려워하는 ‘불안한 완벽주의자’들에게 일부러 실수해보라고 말한다. 메일에 일부러 오타를 내거나 식당에서 물을 쏟는 등 필사적으로 피하고 싶은 일을 일부러 시도해보라 한다. 이 ‘잘못’이 내 삶에 명백히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는지, 불완전한 행동이 불러온 미미한 결과를 고려한다면 지금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완벽주의를 위해 그토록 많은 에너지를 쏟을 가치가 있는지 행동을 복기하며 결과를 평가하도록 한다. 정말 그 상황과 결과를 상상해보면, 나 혼자만 스트레스 받을 뿐 외부의 결과는 변치 않을 것만 같다.

내 기분을 다루는 방법을 제안하는 발화 방식도 직접 상담을 받는 것처럼 친근한 말투여서 어쩌면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까지 쉽게 다가온다. 내 마음을 쉽게 다스릴 수 없을 때, 마음이 힘들 때마다 결심, 변화, 자존감, 행복, 관계의 도구를 사용해볼 수 있을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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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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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히고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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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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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를 연상케하는 표지의 바탕색, 파도와 같은 형태의 띠지, 시원한 여름 하늘을 보는 듯한 목차 페이지까지. 지금 계절에 읽기 좋다. 여름 휴가를 기획하는 지금, 책 속에 나오는 도시를 아무 곳이나 골라 떠나고 싶을 정도로.

읽는 동안 박상영 작가와 함께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지루할 틈이 없었고, 생생하게 경험한 것들을 전달하는 박상영 작가의 글맛에 쉽게 여행자의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다.

잠자리를 중요히 여겨 깨끗하고 프라이빗한 숙소를 꼭 찾는 나는 30명이 한방을 쓰는 도미토리 이야기에 한 번, 가파도에서의 벌레 소동에 두 번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이런 고생도 곁에 함께 수난을 경험하는 사람이 있기에 미화되는 것 아닐까.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경험, 그리고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박상영 작가의 곁엔 많은 것 같아 다행이라 여겨졌다. 이 사람들이 박상영 작가가 즐거운 일을 많이 경험할 수 있는 매개체이자 살아가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앞으로도 곁에 있는 사람들과 많이 어디론가 떠나고 많이 경험하며,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경험을 양분 삼아 좋은 글을 많이 써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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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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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 유현준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혹은 싼값에 건물을 올리려다 보니 한국의 건축물은 (전적으로 내 기준에) 아름답지 않은 건축물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해외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잘 만들어진 건축물을 보기 위해 못해도 하루에 두 곳씩 방문하곤 한다. 그래서 직접 그곳에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도 사진과 함께,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도면과 함께 건축물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 또한 르 코르뷔지에의 건물을 좋아한다. (유현준 건축가도 매우 좋아하는 듯하다.) 살면서 꼭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건축물 중 하나인 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가 책의 처음을 열어 반가웠다. 유현준 건축가는 이 책에서 건축물이 지어진 배경과 세세한 설명뿐 아니라 평면도, 조감도, 입면도를 함께 담아 보다 자세하게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그의 취향과 건축물을 바라보는 태도 또한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500 페이지에 가까운 두꺼운 책이라 처음 이 책을 보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캐쥬얼한 문체로 인해 술술 읽히는 것은 물론이고 을유문화사가 펴내는 책이 늘 그러하듯 유용한 내용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꼭 읽어볼 만하다. 하루 1장 씩이라도 읽다보면 나도 모르는 새 세계의 유명한 건축물을 이해하고, 또 어디가서 안다고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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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 입문 - 데리다, 들뢰즈, 푸코에서 메이야수, 하먼, 라뤼엘까지 인생을 바꾸는 철학 Philos 시리즈 19
지바 마사야 지음, 김상운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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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상 입문 / 지바 마사야

사상, 철학 등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생을 살아가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지라도, 나의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종종 읽곤 한다. <현대사상 입문>은 그야말로 현대사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격인 책이다. 도입부에서 저자는 “현대 사상을 배우면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지 않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며 단순화할 수 없는 현실의 어려움을 전보다 ‘높은 해상도’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어려운 걸 단순화하지 않아도 된다니. 어려운 그대로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책을 읽는 것으로 가능하다면 당연히 배울만하고 읽을만하지 않겠는가.

대부분의 책이 그러하듯, 집중도는 첫 파트인 ‘이항대립의 탈구축’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높았다. 데리다의 개념의 탈구축, 들뢰즈의 존재의 탈구축, 푸코의 사회의 탈구축. 뒤에 전개될 현대사상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이항대립’을 탈구축하는 새로운 사고법을 데리다의 사상이 가장 흥미로웠다. ‘마이너스’를 진짜 마이너스로 파악하는 것이 절대적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데, 나에겐 소외된 것을 챙기자는 의미로 다가왔다.

글은 말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있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지 않을 수 있는 길로 이끌어주는 문이 되어 친절히 여러가지 예시를 들어가며 말하듯 풀어낸다. 본인이 생각하는 현대사상을 말하는 네 가지 원칙(타자성의 원칙, 초월론성의 원칙, 극단화의 원칙, 반상식의 원칙)에 빗대어 자기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특히 “불완전한 독서도 독서“라는 말이 큰 위로로 다가왔고,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어쩌면 흘려 보냈을지도 모를 몇 가지 개념들도 얕게 여러번 파낸다면 완전히 습득할 수 있을 거란 희망도 주었다.

세계의 미세한 요철을 불도저로 고르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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