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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란, 나폴리 작가의 작업 여행 1
정대건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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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란, 나폴리

이탈리아 고등학교 숙제를 인스타에 올린 가족의 릴스를 보고 한 참 감명을 받던 중이었다. 받아적을 까? 아이들에게 보여줄까? 여러 고민을 하던 중에 띠디딩 파란 나폴 리가 도착했다. 아이들의 방학은 5주차를 맞이하고 또 다른 5주가 남은 상황이었다.

아이 둘의 엄마가 되면서 양육은 지금까지도 나를 따라다니는 과제이다. 포기할 수 없는, 잘 해내고 싶은, 어떤 과제보다 길고 답이 없는 과제, 육아!!

이탈리아는 여러 번 가봤지만 나폴리는 가본 적이 없다. 작가의 말처럼 어느 지역보다 거칠고 지저분하고 위험할 것 같다는 편견은 있었다. 물론 파란 바다와 남부 바닷가의 신선한 재료로 맛을 낸 음식은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감독을 꿈꾸었지만, 현재는 작가라는 직업이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작가, 원래는 ‘무엇’을 꿈꾸었지만 현재는 ‘이것’을 꿈꾸며 향해가는 다수의 우리들. 나도 이것저것을 헤매다 지금은 또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는데,

나폴리에 낯선이로 살아보면 좀 더 명확해질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것저것 자라난 꿈들은 가지치기를 하고 뿌리를 찾아가는 일. 나폴리에서의 90일 체류는 여행 그 이상의 것을 줄 것 같다.

항상 난제로 남아있는 육아와 나의 깊은 정체성을 찾는 것, 현실과 이상에서 밸런스를 찾는 것, 내가 지정해서 묵는 숙소와 만나는 사람들과 먹게 되는 음식과 숨을 쉬는 하늘과 바라보는 지붕들과 들리는 소음들과 딛고 다니는 자갈 같은 좁은 골목과 뜨거운 냄새들은 나의 과제들을 좀 더 수월하게 해 나갈 수 있게 도와줄 것 같다. 파란, 나폴리,“나의 파란, 나폴 리”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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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워즈 라임 어린이 문학 47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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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두운 이야기는 언제 끝날지 궁금했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을 살게 된 수키와 델라. 다른 어떤 삶을 선택할 수도, 기회도 없었던 아이들의 이야기는 더 나쁜 상황까지 치닫는다. 어둠이 겹치고 겹치는 아이들의 ‘삻’에서 다행인건, 그래도 무엇이 있었다. 손을 뻗을 만한 곳에 닿아있는 희망들. 물론 세차게 목숨을 걸어야 닿을 수 있었던 것이 안타까웠다. 마트 상점 아주머니, 농구코치 등등 주변인들이 건네는 기회들과 위로의 손잡음이 어둠을 하나씩 걷어내고 빛을 향해 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 소설은 소설처럼 어둠의 클라이막스를 찍고 두려움은 용기로, 소심함은 대범함으로, 죄는 벌을 받고, 아이들은 좀 더 나은 삶으로 발을 내딛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수키는 세미콜론을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을 때 세미콜론을 써. 이걸 보면서 계속 떠올리고 싶었어. 내 글은....,내 이야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델라는 앰퍼샌드를
“& 어떤 일이 더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를 새기고 가장 좋은 날 ‘내일‘을 맞이한다.

현실의 모든 수키와 델라에게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어린 아이의 나에게는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해
사랑해
아침에도 사랑하고, 낮에도 사랑해.
달빛이 비치는 저녁에도 사랑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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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어떻게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것인가? - 공허한 인간관계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아날로그 아르고스 6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지음, 필립 프리먼 엮음, 김현주 옮김 / 아날로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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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것인가?
공허한 인간관계에 지친 현대인을 위한 고대의 지혜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필립 프리먼 엮음

하루에 많게는 10명 이상을, 적게는 3명 이상(마주치지 않을 수 없는 가족들)을 만난다. 짧은 대화로는 집 앞의 야채 가게 사장님과 날씨, 야채의 상태와 물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중간치로는 아이들과 일상에서 해야 할 일들 혹은 잔소리로 이어지는 대화들이 있다. 길게는 출구가 없어 보이는 남편과의 대화가 있고, 아이들의 친구엄마에서 나의 친구가 된 사람들이 있다. 그 외에 매일은 아니지만 5년 이상, 10년 이상 된 오로지 내가 만들어낸 친구들이 있다.

관계는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모든 만남에서 우정을 기대하지는 않는 다. 오고 가는 만남과 대화 속에 나는 친절을 원하고 친절을 받고 싶은 것 같다. 그것이 우정의 시작이라면 말이다. 이 책에서는 먼저 선한 사람, 덕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덕은 우정과 함께 묶여 있다. 따라서 한 사람이 반짝이는 선한 일을 하고 이를 다른 이가 받아들여서 되돌려준다면 두 친구 사이에 진정한 애정이 반드시 생겨날 것이다.”

나에게 진심으로 건네주었던 조언, 함께 크게 웃었던 소소한 일상들,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었던 일들, 각자의 마음에 닿기 위해 공감했던 것들, 이런 것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 나의 하루를 행복하고 보람 있게 해준 다는 것을 안다. 아래 작가의 말에 다시 한번 동감했다.

“공허한 것들, 예를 들어 명예, 영광, 건물, 옷, 신체기능 향상 등에서는 기쁨을 얻으면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덕스러운 마음에서 기쁨을 얻지 못한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친구 사이에 서로 돕고 친절을 베푸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은 없다.”


“우리가 우정에서 추구하는 안정성과 꾸준함의 기초는 신의이다. 믿을 수 없다면 안정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정직하고 사교적이며 공감할 줄 아는 친구, 즉 같은 일에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

나와 비슷한 방향으로 같은 초점을 하고 있을 때 신의를 느낀다. 물론 다른 방향과 초점이 같지 않다하더라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그 이야기가 흥미로울 때도 많고 상대가 좋은 사람일 때도 많다.
“마음이 뒤틀리고 꼬인 사람은 믿음직스러울 수 없다. 또 같은 것을 보고 감동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근본적으로 본성이 다른 사람은 신뢰할 수도, 안정적일 수도 없다.”


고대의 지혜라니, 너무 옛날 말 아닌가? 하고 시작했던 이 작은 책은 좋은 글귀가 너무 많았다. 적어 놓고 싶은 문장이 넘쳐났지만 몇 개만 간추려보면서 정리해보았다. 고전은 고전이구나. 변하지 않는 삶의 지침서를 오랜만에 봐서 참 좋았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필요와 이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를 보살피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지 않아도 우정이라는 꽃은 피어난다.”

“인간사는 덧없고 순간적이어서 우리는 항상 사랑하고 사랑을 되돌려줄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삶에서 애정이나 호의가 사라지면 모든 즐거움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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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 모두가 예쁜 날들
쉬즈웨이 지음, 류희정 옮김 / 그리고 다시, 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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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7번째 생일을 맞았던 딸아이가 묻는다. 그럼 나는 며칠째 살고 있어? 엄마는? 계산을 하면서 허거거걱하는 숨이 나왔다.

몇번이나 봄을 기다렸고
몇번이나 여름이 지나길 바랬고
가을이 오면 고른 숨을 쉬었고
너무 추운 겨울은 몇번이나 보냈었는지.

켜켜이 쌓여있는 날짜만큼이나 지나보냈던 계절들. 아름다웠던 기억도 슬펐던 기억도 계절따라 생생한 장면들이 있다.

아이들과 ‘사계, 모두가 예쁜 날들’을 보면서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말에 우리 셋은 모두 동감했다.

변할것같지 않은 흑백 풍경이 잔잔했고
주황빛이 돌던 주인공들은 우리가 눈을 떼지 못하게페이지 페이지를 이끌어 가주었다.

흑백의 풍경은 환경을 무척이나 바꾸고 싶지만 나의 힘으로는 안됐던 일들을 생각나게 했고
주황빛 주인공들의 성장은 여느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인공을 따라 함께 나이들어가는 주민들, 이웃집 강아지의 노화, 달라질것 같지 않던 풍경의 잔잔한 변화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그려져있다. 그리고 너무나도 예쁜 그림과 함께.

아이들이 어른과 함께 읽었으면,
어른이 아이들과 함께 꼭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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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행복이 스쳐지날 때 비로소 나는 살아야겠다
김채원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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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해보다 좋아한다. 봐도 봐도 눈부시지 않고 볼 때 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색으로 나타난다. 해오름달,시샘달,물오름달,잎새달,푸른달 5장으로 나누어진 이 시집은 나누어진 목차처럼 읽을수록 채워진다. 장이 넘어갈수록 감정이 가득해진다. 매일의 삶속에 달의 작아짐과 커짐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다. 가만히 나의 달을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난 언제 해오름을 맞았는지, 언제 물오름을 만났는지, 언제 잎새처럼 푸르렀는지, 언제 푸르게 비춰지고 있었는 지 말이다.

‘희미한 행복이 스쳐지날 때 비로소 나는 살아야겠다’ 그렇다면 무행복에서 작가는 살고, 비로소 행복의 희미함만 있어도 살만하다는 것이었을 까? 책의 제목을 읽다 예전에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다는 엄마의 말. 스스로 행복에 대한 기준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가. 잠시 생각했지만 엄마의 인생을 보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미안해졌다. 잠시라도 웃었으면 행복이지, 완벽한 행복은 없어. 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해주었던 기억.

실컷 울고 돌아서서 행복하다보면 나의 하루들이 한권의 책이 되고 각자가 주인공이 된다는 작가의 에필로그에 동의한다. 나도, 엄마도, 작가도 또 이 시집을 읽게 될 모든 독자들의 각 영화에서의 주연상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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