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행복이 스쳐지날 때 비로소 나는 살아야겠다
김채원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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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해보다 좋아한다. 봐도 봐도 눈부시지 않고 볼 때 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색으로 나타난다. 해오름달,시샘달,물오름달,잎새달,푸른달 5장으로 나누어진 이 시집은 나누어진 목차처럼 읽을수록 채워진다. 장이 넘어갈수록 감정이 가득해진다. 매일의 삶속에 달의 작아짐과 커짐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다. 가만히 나의 달을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난 언제 해오름을 맞았는지, 언제 물오름을 만났는지, 언제 잎새처럼 푸르렀는지, 언제 푸르게 비춰지고 있었는 지 말이다.

‘희미한 행복이 스쳐지날 때 비로소 나는 살아야겠다’ 그렇다면 무행복에서 작가는 살고, 비로소 행복의 희미함만 있어도 살만하다는 것이었을 까? 책의 제목을 읽다 예전에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한 번도 행복했던 적이 없다는 엄마의 말. 스스로 행복에 대한 기준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닌가. 잠시 생각했지만 엄마의 인생을 보니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에 미안해졌다. 잠시라도 웃었으면 행복이지, 완벽한 행복은 없어. 라고 낮은 목소리로 말해주었던 기억.

실컷 울고 돌아서서 행복하다보면 나의 하루들이 한권의 책이 되고 각자가 주인공이 된다는 작가의 에필로그에 동의한다. 나도, 엄마도, 작가도 또 이 시집을 읽게 될 모든 독자들의 각 영화에서의 주연상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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