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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이 되는 꿈 보름달문고 102
심순 지음, 이소영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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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가벼운 인사>,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비밀의 무게>를 쓴 심순 작가 <5학년이 되는 꿈>을 읽었다. 독특하고 묘한, 상상력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다.



심순 작가는 '심아진'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쓰다 동화로 재등단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탄탄한 구성력과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파헤치는 섬세함을 가진 작가이다.

이 책 <5학년이 되는 꿈>도 그러하다. 어른들은 지나치고 말,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눈길을 준다. '이런 것 까지 상상한다고?'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밑바닥에 숨겨진 것들을 끝끝내 끄집어 내어 들여다 본다. 그것이 어린이들의 즐거움이고 어린이들의 세상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 책은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5학년이 되고 싶은 아빠'가 교실로 들어오고, 쥐며느리 '구하'는 처음 느낀 감정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 헤맨다. '빽빽마을'에는 자고 일어났더니 이웃이 사라져버렸고, 지민이는 '어려운 말'이 아닌 그 한 마디를 못해 머뭇거린다. 대호의 '구멍'은 또 어떠한가, 구멍이 없어질 때마다 또 다른 구멍이 커져버린다.


각각의 단편들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묘미를 만들어 낸다.(<5학년이 되는 꿈>) 또한 알레고리를 통해 어린이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보게 한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짓누르는 어른들의 모습을 비판하고(<구멍이 없어도 너무 없어>) 정답이 없는 것들을 찾아 엉뚱한 곳을 헤매는 어리석은 모습을 꾸짖는다.(<이유를 좋아하는 이유>) 의인화 된 주인공들이 이기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하며(<빽빽마을에 큰일이 생겼어요>) 천연덕스럽게 찾아온 너구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한다. 그것이 진정한 '인간성'이 아니냐고 되물으면서.(<어려운 말이 아니잖아>)


주위에 있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 눈을 돌려본다. 어디선가 몰래 저들끼리 소곤대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만 유심히 보게 된다. 작가가 깔아 놓은 상상력의 널판 위에 슬쩍 올라가 본다. 아차, 주머니에 든 것들이 너무 많아 균형을 잡을 수 없다. 머리카락을 날리며 방방거리는 어린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엿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정신없이 뛰어 오른다. 오른쪽으로, 때로는 왼쪽으로. 방향은 상관없다. 상상력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서평을 작성하였다. 서평을 쓸 수 있게 도와주신 문학동네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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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쓴맛 - 제1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97
양슬기 지음, 차은정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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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회의 쓴맛>을 읽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린이의 마음속으로 잠깐동안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었다.




언제나 시끌시끌, 어디서나 와글와글


처음 이 책을 펼치며 든 생각은 '시가 꽤 길다'였다. 으레 동시라고 하면 짧고 간단한 언어로 주제를 표현하기 마련인데, 양슬기 작가의 시는 어린이가 말하는 것을 엿듣고 쓴 것처럼 말맛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학교 갔다 돌아온 아이가 간식 앞에서 수다를 떠는 것처럼 시끌시끌하다. 놀이터에서 비밀 작전을 상의하는 아이들처럼 와글와글하다. 그래서 즐겁다. 타인의 시선에 익숙해진 어른들은 갖지 못한 언어적 해방감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이제는 저출산으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어린이들의 기척을 동시에서 만난 것 같아 반가웠다.




어린이의 돋보기를 존중하는 마음


어린이들은 상상력이라는 돋보기로 작은 것들을 확대한다. 큰 것들 속으로 거침없이 돌진해 파헤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어린이 세상 속에서는 큰 의미가 되는 것들이다. '장마 때 없어진 개미 구멍'이, '땅 파다 나온 민들레 뿌리'가 그러하다. 그러나 돋보기를 돋보기 자체로 봐 줄 수 있는 어른이 얼마나 될까?


그런 의미에서 양슬기 작가는 어린이의 돋보기를 소중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 같았다. 고장난 돋보기라 얕보지 않았다. 남과 다른 돋보기라 놀리지 않았다. 오히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어린이들을 응원하고 공감했다. 어린이의 감정을 자신의 것처럼 여긴 작가의 마음이 미더웠다.




어린이에게도 어린이만의 감정이 있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 감정이 나온다. 즐거움과 기쁨, 슬픔과 아픔 혹은 부끄러움. 그것들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작가는 어린이의 감정에 솔직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해파리 떼'가 되어 외로움을 달래도 그럴 수 있다고 쓰다듬는다. 감추고 싶은 비밀에 '물컹 하고 터지는 기분'을 느껴도 괜찮다고 말한다.


동시를 읽고 울컥해도 되는 걸까? 순간 당황했지만 어른도 한때는 어린이였으므로 '눈물을 뚝' 흘려도 '엉엉 울고 말'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이런 감정에 무덤덤 해지는 것이 바로 '사회(의 쓴맛)'이겠지만.





<사회의 쓴맛>은 어린이의 마음을 겹겹이 쌓아 놓은 꽃봉오리였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어떤 향기를 내어줄지,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 기대하며 한장 한장 넘겼던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드러난 그 마음은 부드럽지만 단단하고 작지만 큰 우주였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린이의 마음속으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었다. 그 시절, 꼭꼭 숨겨 놓았던 내 마음을 위로해 준 양슬기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서평을 작성하였다.

서평을 쓸 수 있게 도와주신 문학동네에 감사드린다.


#사회의쓴맛

#문학동네동시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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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뚱뚱하다 베틀북 고학년 문고
최승한 지음, 한태희 그림 / 베틀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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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야 한다고?


4학년 여자 아이를 키우는 동생이 어느날 나에게 물었다.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살을 빼려고 하지? '00가 엄마 나 뚱뚱해?'라고 매일 물어봐."


"야, 00가 뺄 살이 어디있어? 절대 안 돼!"


"연예인들 같은 '뼈말라'가 되고 싶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라야 한대."

'뼈말라'? 나는 처음 듣는 이 '기괴한 단어'에 귀를 의심했다. 연예인들이야 직업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쳐도 일반인, 그것도 어린 아이가 뼈가 보일정도로 마르면 일상 생활이 가능할까?

2024년 대한비만학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 청소년 5명 중 1명이 체질량지수 25이상인 비만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한 반이 약 20명 이라면, 그 중 4명이 비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비만인 아이들에게 거리낌없이 '뚱뚱하다'는 표현을 쓴다.

'뚱뚱하다'라는 단어는 '통통하다' 보다 훨씬 부정적인 어감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비해 음식의 질과 양이 풍부해진 요즘, 뚱뚱한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뚱뚱한 체형'을 혐오에 가깝게 여기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행복한 미식가, 문제방


이 책의 주인공, 5학년 제방이는 비만 중에서도 과체중에 해당된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맛을 즐길 줄 아는 제방이, 세상의 그 어떤 즐거움 보다 먹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아이이다.


제방이는 잘 먹는다.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정말 맛깔나게 잘 먹는다.

제방이는 한끼를 먹어도 신중하게 고른 음식만 먹는다. 그렇게 고른 음식을 작가님은 또 실제로 내가 먹는 것처럼 리얼하고 자세한 문장으로 표현하신다.

한태희 그림작가님의 그림은 또 얼마나 군침이 도는지...(알고보니 이 분, <우리 땅 기차 여행> 그리신 분이었다. 거기서도 풍경이 정말 리얼해 눈이 즐거운 책이었다.)

음식 욕심이 별로 없는 나도 계속 입맛이 돌아 '냉장고를 열까? 말까?'를 몇번이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아마 작가님도 책에 나오는 많은 음식들을 직접 드셔보셨겠지? 부디 살이 많이 찌지 않으셨기를 바란다.

행복한 미식가 제방이에게 사춘기가 온 걸까?

처음에는 좋아하는 아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지만 점점 제 몸에 대한 불만과 계속 되는 다이어트의 실패에 좌절한다. 자기 모습을 부정하고 현실을 외면하려는 제방이의 모습이 고학년 아이들에게 찾아온 사춘기의 모습 같아서 안쓰러웠다.

'북한이 못 쳐들어오는 건 중2들 때문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사춘기'라고 하면 으레 반항적이고 화가 많아지는 시기로 생각한다. 요즘은 점점 그 시기가 내려가 빠르면 초4부터 사춘기가 시작된다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사춘기를 그저 그런 반항의 시기로 치부하면 안된다.사춘기는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를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어떡해야 좋은 사람, 멋진 사람이 될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아직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짜증이 나는 것이다.

제방이도 그렇다. 제방이는 '뚱뚱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제방이가 시도했던 방법은 제방이를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

먹는 것에 행복을 느끼지만 먹기 때문에 행복해지지 않는 제방이의 모습에 공감이 갔다.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것들, 늦잠이라든지 게임이라든지 혹은 게으름이라든지. 행복의 아이러니는 늘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렇다고 여기서 무너질 제방이가 아니었다.


뚱뚱하지만 창피하지 않아

제방이는 다시 한번 굳게 마음을 먹고 내장산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가만, 내장산이 어디있지? 내장산은 전북과 전남에 걸쳐 있는 산으로 광주와 가까웠다. (1월에 광주를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괜히 반가웠다.)



제방이는 내장산을 오른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행복한지' 찾아냈다. 그러나 고통 없이는 결과가 없다. 고통은 두렵지만 그것을 누군가와 함께 이겨낸다면 조금은 버틸만 하지 않을까? 제방이에게 부모님과 친구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제방이가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 것'이라는 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들의 시선보다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제방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거뜬하게 해낼 제방이, 의지와 노력을 발휘할 제방이를 응원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 역시 그러하리라고 굳게 믿는다.

<나는 뚱뚱하다> 작가의 말 중

이런 분들에게 추천!

-시의적인 소재와 묵직한 주제의식에 관심있는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떨어진 아이들을 위해

-사춘기 자아 정체성과 건강한 마음 돌봄을 위한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음식 평론에 관심있는 (냠냠)


이 책은 베틀북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서평을 작성하였다. 서평을 쓸 수 있게 도와주신 최승한 작가님에게 감사드린다.

#베틀북 #베틀북동화 #베틀북고학년문고

#나는뚱뚱하다 #최승한 #한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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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숨은그림찾기 숨은그림찾기 (좋은꿈) 4
이영.이다우 지음, 김정겸 그림 / 좋은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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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요. 요새 한자 급수 따겠다고 공부하는 아이가 재미있어 합니다. 아직 저학년이라 숨은그림찾기를 더 좋아하지만.. 아는 한자 나오면 자기 아는 거라고 엄청 좋아해요. 저도 오랜만에 천자문 공부 하는 셈 치고 같이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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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불어 꿀떡 먹고 꺽! - 처음 맛보는 의성의태어.이야기 한국어 품사 교양서 시리즈 2
장세이 지음 / 유유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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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나 동화를 읽듯 쉽고 재미있다. 의성어 책, 형용사 책이 있었음 했는데 어쩜 이리 딱 나왔을까! 시리즈로 더 나오면 좋겠다. 처음 제목보다 두번째 제목이 훨씬 어울려서 좋다. 중고생이 심심풀이로 읽어도 좋을듯.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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