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5학년이 되고 싶은 아빠'가 교실로 들어오고, 쥐며느리 '구하'는 처음 느낀 감정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 헤맨다. '빽빽마을'에는 자고 일어났더니 이웃이 사라져버렸고, 지민이는 '어려운 말'이 아닌 그 한 마디를 못해 머뭇거린다. 대호의 '구멍'은 또 어떠한가, 구멍이 없어질 때마다 또 다른 구멍이 커져버린다.
각각의 단편들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묘미를 만들어 낸다.(<5학년이 되는 꿈>) 또한 알레고리를 통해 어린이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보게 한다.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짓누르는 어른들의 모습을 비판하고(<구멍이 없어도 너무 없어>) 정답이 없는 것들을 찾아 엉뚱한 곳을 헤매는 어리석은 모습을 꾸짖는다.(<이유를 좋아하는 이유>) 의인화 된 주인공들이 이기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따라하며(<빽빽마을에 큰일이 생겼어요>) 천연덕스럽게 찾아온 너구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한다. 그것이 진정한 '인간성'이 아니냐고 되물으면서.(<어려운 말이 아니잖아>)
주위에 있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 눈을 돌려본다. 어디선가 몰래 저들끼리 소곤대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만 유심히 보게 된다. 작가가 깔아 놓은 상상력의 널판 위에 슬쩍 올라가 본다. 아차, 주머니에 든 것들이 너무 많아 균형을 잡을 수 없다. 머리카락을 날리며 방방거리는 어린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엿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정신없이 뛰어 오른다. 오른쪽으로, 때로는 왼쪽으로. 방향은 상관없다. 상상력에는 정답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