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자들
고은지 지음, 장한라 옮김 / 엘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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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아픔과 희망을 묘사한 작품.

'디아스포라'? 생소한 단어에 뜻을 찾아보니 '이민자'라는 뜻.

몇 년 전 미나리라는 영화를 보면서 미국에서의 한국인 이민자의 삶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솔직히 그 전까진 이민자들의 삶 같은 건

별 관심이 없었다는게 사실이다. 한국에서 살기에 버거운 일도 많은데

이민간 사람들의 삶까지 알아야 한다고?

그들이 어떻게 이민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의 삶이 어떠한지에 대해서

솔직히 알고 싶거나 알아야 할 필요를 못느꼈다.

이 책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민2세대? 에 의해 쓰여진 소설이다.

소설이기에 물론 허구다.

그런데 허구라는 이름으로 이민자들이 조국에 대한 생각을

또 옅볼 수 있는 그런 책이기도 했다.

1980년대 광주의 이갸기부터 시작하지만

더 이전 일제시대와 제주 4,3사건도 다루고 있고,

이후 삼풍백화점사건과 세월호사건까지...

말 그대로 해방전후부터 현대까지 한국의 모습을 다 담으려고 한 소설이다.

물론 이민자의 눈으로....

여자의 몸으로 일제시대 강제징용은 물론

우키시마호 사건과 4,3사건까지 모두 겪은 로버트의 어머니

고일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암울했던 한국 근대사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역사가 전하는 사건과

한 개인이 겪은 역사속 사건의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 같달까...

아마 이민자들이 보는 한국의 모습이 또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남한과 북한에 대해 받아들이는 로버트의 생각역시

미국에 살면서 공산주의, 북한에 대해 생각하는

이민자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잇는 것 같기도 했다.

사상을 떠나서 그들에겐 남한도 북한도 모두 조국일텐데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쟁이나 핵무기 등에 대해

큰 걱정(?)을 갖고 있지 않은데 오히려 외국에서

우리나라는 볼 때 분단국이라 위험하다고 여긴다고 하니

우물안과 우물 밖 세상의 차이가 그런 것일까?

로버트 가족의 이야기가 일제시대부터 4,3까지의 근대사 위주의 이야기라면

인숙과 성호의 이야기는 80년대 광주사건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서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숙과 후란사이 고부갈등은

아마도 한국인이라 겪는 이야기라 독특하고 특별한 듯하다.

이민을 갔다고 하더라도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뿌리깊은 위계질서(?) 아니 고부갈등(?) 그리고 그 사이에서

부부중심이 아니라 고부사이에거 중심을 잡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 등등...

아마도 작가의 눈으로 보는 가족의 모습이 이상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이라는 개인주의적인 문화속에 살면서

가족중심 문화를 벗지 못하는 부모세대를 보고 자랐을테니....

​

정말 긴긴 한국의 역사를 이민자의 눈으로 본 소설이라는 말이 딱 맞는 책.

너무 긴 세월을 다 담으려고 하다보니

한 가족의 서사라기보다 이런저런 역사적 사건들을 담아내려 해서

조금은 덜 반죽된 이야기의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디아스포라의 눈으로 본

한국의 모습이라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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