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팝니다, T마켓 - 5분의 자유를 단돈 $1.99에!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지음, 권상미 옮김 / 앵글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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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재미있고 참신한 이야기를 만났다.

그런데 이 책이 세상에 나온지 20년이나 지났다고 한다.

와우~~

20년 전 세상도 지금과 별로 다른게 없었네~~

아니, 20년이나 지났는데도 왜 세상은 여전한거지?

적두개미연구가 꿈인 회계사 TC는

어느날 자신의 인생대차대조표를 정리해본다.

그리고 별게 없는 인생을 겨우 유지하고 사는데에

35년이라는 시간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면 35년도 넘는 시간을 인내해야 한다는

현실의 불합리함에 대해 아내에게 토로하게 된다.

TC의 상태를 걱정한 아내(MTC)의 조언으로 정신과 의사를 만난 뒤

그는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시간을 파는 회사를 창업하게 된다.

말 그대로 시간을 파는 회사.

깡통에 5분의 시간을 담아 판다는 기발한 생각.

그 엉뚱하고 말도 안되는 상품이 어찌어찌 팔리게 되고

덕분에 생산성이 높아진 회사들에서 주문을 하는 바람에

5분짜리 시간 상품이 두시간, 1주일, 드디어는

35년짜리 컨테이너로까지 만들어져 팔리게 된다.

5분, 2시간까지도 어찌어찌 일과 휴식의 세계를

크게 손상시키지 않았는데

1주일이 넘어가면서 서서히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35년짜리 상품까지 만들어 지게 되면서

아예 나라 경제 체제자체가 무너져버리게 되는

극단의 상태에 처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가 20년 전에 쓰여진 거라고?

대박...

주택문제, 워라벨, 청년실업등등 현재의 상황과 뭐가 다르지?

TC의 시간판매로 인해 자유경제체제 자체가

무너져버릴 위기에 처한 정부에서

TC가 만든 상품의 유효기간을 2주로 정해버린다.

2주안에 TC의 상품을 모두 팔지 못하면 TC는 결국 파산에 처하게 되고

그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남은 시간들을 국민에게 모두 팔아치운다.

물론 담보로 국민들의 집을 저당잡고....

결국 35년의 시간을 산 국민들은 일을 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담보로 잡은 집들을 되팔수도 없는 상황.

그러니 경제활동도 무너지고 나라경제는 파탄직전의 상황이 된다.

그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TC가 정부에 내놓은 협상안

국민들에게 화폐화한 시간을 다시 파는 것.

이야기 전개가 황당무계하면서도 묘하게 설득되는게

정말 사기꾼에게 사기당하는 느낌이랄까...

뭔가 논리적으로 반박을 해야할 것 같은데

반박하기 어려운 상황이랄까....

평생을 일해야 가질 수 있는 내집.

내집마련을 하더라도 그 집 주인은 내가 아니라 은행이라는

농담처럼 천정부지로 높은 짒값.

그 집을 한채 사보겠다고 평생 빚지고 사는 인생.

쉴새 없이 일해야 하는 쳇바퀴같은 삶속에서

5분, 2시간, 1주일의 온전한 시간을 원하는 사람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뭐람?

어릴 때 읽었던 모모라는 소설처럼

시간을 저당잡히고 시간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또 그러지 않으면 이놈의 경제는 굴러가지 않게 되나?

이미 망해버린 공산주의는 답이 되지 않을 것이고,

이상적인 복지사회라는 것도

자본주의의 단단한 성벽아래서 힘을 쓰지 못하는 듯하고....

결국, 정도와 형태만 다를 뿐

인간은 시간의 노예이자 돈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는 건가?

정말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문제를

너무나 유쾌하면서 위트있게 그려낸 이야기라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시간과 돈,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가며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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