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 책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은 읽었을 두 작품.
특히 데미안은 필독서로 분류되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겐
무척 친숙한 책일 듯하다.
그런데 헤세가 시도 썼다고?
헤세의 작품은 대부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대부분이 모두 소설이었던 것 같다.
헤세가 소설뿐만이 아니라 산문, 시, 동화까지 쓴 작가라니...
이 책은 헤세의 시를 모은 시집이자
필사를 위해 한쪽 면을 남겨두고 편집한 책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접거나 밑줄을 치는 등..
책을 훼손(?)하는 일체의 행동을 하지 않는 편이라서
이 필사집을 받고 나서도 감히 책 자체에 필사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어떤 이들은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감상도 남기고,
밑줄도 치고 하면서 읽는다 하니
그런 이들이라면 이 책이 아주 유용할 듯하다.
헤세의 시들은 그냥 딱 읽어봐도 헤세의 시 다웠다.
젊은 시절 수 많은 방황속에서 고뇌하며 좌절할 때
위로해 주던 바로 그 헤세...
사랑을 하는 아픔도, 청춘의 슬픔도, 그리움도...
소설의 주는 감동도 크지만
시가 주는 감동은 헤세라서 할 수 있는 따뜻함이었고,
또 다른 방식의 위로였다.
외국 작품을 이해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번역이라고 한다.
헤세의 소설 작품들도 출판사에 따라 번역이 조금씩 달라서
어떤 번역본의 책을 읽느냐에 따라 그 감동이나 느낌이 조금씩 다르던데
시 번역은 산문보다 더 어려울 듯하다.
그런데 이 시 작품들은 헤세스러운 느낌을 지녔달까...
소설에서의 감동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시에서 헤세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면
잘 번역된 책이라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보내는 헤세의 응원과 위로...
마치 하나의 등불처럼 삶의 방향을 가르쳐 주는 것 같은
헤세의 목소리를
시집 안에서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비록 필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헤세의 시들이라면 몇 번이고 되새기며 읽다
슬며시 펜을 들어 한 번쯤 적어 보고 싶어 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