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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책들의 도서관 - 희귀 서적 수집가가 안내하는 역사상 가장 기이하고 저속하며 발칙한 책들의 세계
에드워드 브룩-히칭 지음, 최세희 옮김 / 갈라파고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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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다양한 기서, 괴서를 비롯해 잉카의 결승문자나 바이올린에 새긴 전투의 흔적 등 매우 다양한 콘텍스트로서의 책들을 볼 수 있다.
티베트어, 이텔릭체, 아랍어 심지어 암호문자까지 그 영역도 대단히 넓고 방대하다
지대넓얕을 추구하는, 책을 모으기 좋아하는 컬렉터라면 한번 읽어보기를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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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잠에서 깼다 - 러시아 고딕 소설
안토니 포고렐스키 외 지음, 김경준 옮김 / 미행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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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고딕소설들은 또다른 느낌이 있다. 음침하지만 마치 민담을 보는 듯 보통의 고딕소설들에서 나오는 찜찜함은 없다. 소설 속 사람들은 마치 고골의 희곡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마치 환상적이고 음습한 공간 속에서도 생명력을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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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시간 - 제2차 세계대전 패망 후 10년, 망각의 독일인과 부도덕의 나날들
하랄트 얘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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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후 혼란기의 독일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치 하의 엄숙주의와 위계주의가 무너진 후 사람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Homo homini lupus라는 말처럼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이다. 하지만 인간도 늑대도 결국에는 군집을 이루는 동물이다. 이 책은 그렇듯 서로 으르렁거리는 늑대들이 다시 군집을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민함과 교활함에도 품위는 있었다. 이 반 무법자의 삶에는 오늘날 많은 정직한 사람의 무쇠같은 양심보다 더 도덕적인 도둑의 명예가 있었다.-쿠르트 쿠젠베르크'

여기서 사람들은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훔치면서도 자신들의 것을 더 힘든 사람과 나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한 부족경제 속에서 배급표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 하에서 사람들은 약탈하고 그러면서도 어려운 사람을 돕는 모습들을 보인다. 지독한 개인주의 속에서 드러나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나치적 엄숙주의가 무너진 자리에 댄스 열풍과 애욕이 달아오르는 모습들도 그시절 사람들의 발언을 통해 보여준다.

전쟁을 겪은 후 무기력해진 남편과 아내의 갈등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약탈과 암시장 거래를 분업하면서 아내와 아이들의 끈끈함을 주도하여 가족애는 다시 살아난다.

사람들은 나치 부역자들을 처벌하고 동쪽에서 온 '전입자'라 불리는 피난민들에게 나치의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며 차별하면서 제3제국과 그들을 분리한다.

이 책은 오래된 수용소 생활로 인해 바깥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들어오는 수감자나 독일이 패망한 뒤에도 그 수용소에 남아 비참하게 살아가는 유대인들과 동유럽사람들의 모습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제3제국과 독일인들이 저질렀던 만행을 여실히 보여주며 자신들이 지금 힘드니 이미 제3제국시절의 죗값을 받고 있다고 하는 주장에 경종을 울리는 듯 하다.

세계사에는 별로 묘사되지 않은 제3제국 멸망 후 동,서독이 생기기 전까지 교과서나 그동안에 봤던 책들에서는 나오지 않던 이야기들이 묘사된다. 그동안은 서독의 경제성장을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부르며 교과서에 나왔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여기서의 모습을 통해 충분히 서독의 국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만 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시절 독일의 사람들은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사는 모습을 통해 나름대로 죗값을 치뤘고 유럽의 모든 문제는 나치 부역자들과 '전입자'들이 지은 것으로 밀어버리면서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삶을 이어갔을 것이다.

독일인들 스스로가 자신들도 나치의 피해자였다는 이론을 통해 '새출발'을 정당화했다.

제3제국 멸망 후 혼란기와 현대 독일의 태동기 독일인들의 생각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마치 르포기자가 그 시대에 찾아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서술방식으로 읽는 내내 전후 독일의 여러 곳을 작가와 함께 돌아다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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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인물 역사 논픽션
황윤 지음 / 소동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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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 책의 초판본 서평이벤트가 있었을 때 아쉽게 놓쳤던 기억이 있었다. 웹툰 칼부림을 생각케 하는 멋진 삽화가 인상깊었던 책이었다. 오랫동안 절판되어 아쉬워하던 차에 새로 복각되어 나와 더욱 감개무량하여 신청하게 되었다.

비록 새로 복각된 책에는 표지를 제외하곤 삽화들이 없었지만 그래도 각 장마다 소설형으로 중요한 장면들이 독자의 시선을 끌고 그 당시 김유신이 느꼈을 기분을 가지고 함께 다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하고 있어 읽는 내내 김유신과 함께 말을 달리고 모략의 가운데서 조마조마하는 기분이었다.

비록 삽화는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는 김유신과 그의 시대에 대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위인전에서 보던 반쪽짜리 영웅담이 아니라

망국 군주의 자손으로서 그저 하루 하루 날만 세며 살기보다는

가문을 위해 변방의 전쟁터에서 하루하루 조마조마하며 나아가던 김무력부터 김유신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가야 왕족으로서의 자각과 의지가 잘 나타나고 있었다. 그와 그의 가문의 의지가 신라의 북방을 지키는 북방의 방패에서 나아가 삼한을 일통케 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신라의 정치와 사회, 성골과 진골, 다시 진골 내에서의 수많은 암투들과, 석가모니의 신화를 끌어온 성골들이 몰락하고 유교적 덕치와 선양 등을 중시하는 진골로의 신라 왕계의 전이과정,

평소에는 금지옥엽처럼 추앙을 받지만 전쟁터에서는 패주하는 아군을 지키기 위해 또는 승기를 잡기 위한 자살임무도 거침없이 수행하는 장수들과 화랑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렇게 공고하고 단단한 신분제 속에서 하층민들이 어떻게 귀족들에게 존경심과 복종을 가지게 됬는지 등 그 당시 신라 지배층의 모습을 살펴보는데도 도움이되는 책이었다.

이 책의 김유신의 모습은 왕좌의 게임에서의 북방의 방패 스타크 가문을 떠오르게 한다.

김유신 또한 이처럼 충분히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기 충분한 인물이지만 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은 많이 없다. 김유신과 삼국 통일기에 대한 개론서가 필요한 독자들이나 아니면 그 시대를 배경으로 김유신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만들고 싶은 창작자들에게 추천한다.

이 글은 부흥 카페 서평이벤트( https://cafe.naver.com/booheong/222624)에 응모하여 작성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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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년 전 중국의 일상을 거닐다
카키누마 요헤이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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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책 속의 인물, 배경, 사건과 어우러져 그 속으로 잠깐 여행을 다녀온다. 특히 역사책을 읽을 때에는 세계 여행으로는 느낄 수 없는 저 먼 시대의, 완전히 새로운 생각과 관습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온다.

이 책을 덮었을 때 나는 한나라로 들어가 유방, 번쾌와 함께 술잔을 기울인 듯, 돗자리장수 유비와 함께 장터를 떠돌다 온 듯한 생생함을 느꼈다. 노학자의 방대한 지식이 하나의 세계를 눈앞에 가져다 준 듯했다.

이 글을 읽다보면 마치 한나라의 현성이 우뚝 서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말소리가 들리고 심지어 그들이 품은 향낭에서 나는 냄새까지 생생히 느껴질 듯 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삼국지와 초한지를 펼쳐 들었을 때 그 속의 인물들이 조금 더 그 시대의 모습을 한 채 생생히 그려졌다. 그동안 읽었던 삼국지 연의의 내용이나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한 만화의 그림체들은 한나라 당시가 아닌 송나라풍의 모습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조조가 동탁을 찌르기 위해 보검을 뽑았을 때 한나라 때로 묘사한다면 조조는 돌아가면서 이미 들켰을 것이다. 도주하기 위해 신발을 신는 과정에서 의심많은 동탁의 의심을 사거나 아니면 허둥지둥 도망가다 신발을 미처 제대로 못 신은 상태에서 여포를 마주친다면 여백사를 만나기 전에 이미 주살당했을 것이다.

- 반면 연의에서 손권이 술 마시고 횡포를 부리거나 여몽이 연회 중 술마시다 죽는 장면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격한 주령과 예의가 지배하는 그시절의 연회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억지로 술을 마시다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많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주령과 주도를 정해서 그동안은 자기와 격의 없이 내지 너나들이하며 술먹던 공신들이 엄격한 예절에 따라 술자리에 위계질서가 생기자

"이제야 황제 할 맛 나는구나." 하는 한 고조 유방의 모습이 떠올라 미소가 떠오르기도 한다.

- 황제의 면복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종묘 제례 때의 구장복이 생각났다. 그렇게 오랜 세월 전으로부터 거의 변하지 않은 복장은 여전히 남아 지존의 지엄함을 상징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고대 중국의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그들의 생활양식이 오호 십육국 시대부터 서서히 입식으로 바뀌기 시작한 중국보다는 좌식생활의 흔적이 남아있는 한국과 일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삼국시대를 다룬 사극이나 소설을 쓰는 사람들도 한번 필독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비록 이천년 전 중국을 담고 있지만 낯선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설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 보이는 생생한 모습들을 보고 나서 삼국지 연의에 송나라의 모습이 묻어나듯 우리의 사극들에도 내심 조선시대의 모습들이 많이 묻어난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듯 생활사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고대 중국의 생활에 대해 궁금하거나 삼국지, 초한지 등 한나라 시절을 다룬 책들을 알고 싶거나 고단한 현실에 지쳐 도저히 여행갈 짬이 없을 때 고대 중국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 글은 부흥카페 서평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21865)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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