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역사책은 지루하다고 느껴서 잘 안 보게 되는데, 그래도 역사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답니다. 이 책은 생각보다 술술 잘 읽혔고, 오히려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웠어요.
제가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역사를 알려면 지리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것이었어요. 그냥 막연히 알던 중국이나 일본, 인도 같은 나라들도, 지리와 연결해서 보니까 완전히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중국의 역사는 왜 '퐁당퐁당'처럼 통일과 분열이 반복됐는지, 그게 단순히 정치 문제가 아니라 지형과 지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긴 흐름이라는 걸 보고 ‘아하!’ 했죠. 특히 강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지리 구조, 그리고 왜 중국이 티베트나 타이완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지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한국과 일본 파트도 역시 빼놓을 수 없죠! 예전엔 그냥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만 생각했지, 왜 그렇게 다른 길을 걷게 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지형적인 차이와 지정학적 맥락을 통해 두 나라의 역사를 비교해주니까, 우리가 지금 일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어요. '지정학'이라는 단어가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일상적인 설명 덕분에 이해가 쏙쏙 됐어요.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남아시아와 중앙유라시아 파트였어요. 히말라야산맥이라는 거대한 장벽이 어떻게 그들의 문화를 나누고, 또 갈등을 키웠는지를 보면서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어요. 심지어 중앙아시아 5개국이 왜 아직까지도 러시아에 의존적인지, 국경 문제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역사적 맥락에서 설명해줘서 좋았어요.
그리고 동남아시아 파트도 빼놓을 수 없어요. 우리는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여행지로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각 나라가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왜 지금도 발전에 한계가 있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특히 캄보디아의 역사와 인도네시아의 종교적 특징도 처음 알게되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어렵게만 느껴졌던 세계사 이야기를 저자 특유의 유쾌함과 풍부한 컬러 지도 덕분에 한결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이래서 지리를 먼저 알아야 역사가 이해되는구나" 싶었고요. 유튜브 ‘두선생의 역사공장’도 아직 안 봤는데, 책이 이렇게 재미있으니 영상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역사를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싶다면, 그리고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 흐름으로 기억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드려요. 초보자인 저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오히려 지금까지 봤던 역사책 중에 가장 유익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에는 서양 편도 꼭 읽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