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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한 내용입니다.

이원율 작가의 <마흔에 보는 그림>은 제목만 봐도 마음이 뭔가 일렁일렁 하는 책이었습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어딘가에서 정점을 찍고 있을 것만 같지만, 막상 그 시점에 서보면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조급하고, 여전히 내가 어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너무 잘 알아주는 것 같았어요. “나만 이런 걸까?”라는 외로움 속에서 시작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다들 그렇게 살아내고 있었구나” 하는 공감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특히 화가들의 삶이 그려진 부분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바실리 칸딘스키가 안정된 법률가의 길을 뒤로하고 모네 건초더미를 보며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용기, 몸이 아퍼서 붓을 들지 못하자 가위로 색종이를 오려 그림을 완성한 앙리 마티스 등 그 누구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고, 오히려 흔들리고 실패했던 순간들이 작품의 깊이를 만들어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예술은 그렇게 탄생했더라고요. 단단한 사람만이 아니라, 약하고 흔들렸던 사람들이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려낸 것이었어요.
이 책을 읽으며 ‘나도 괜찮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됐어요. 어쩌면 지금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없더라도, 나도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 그림이 완성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때로는 실패와 외로움이라는 색이 칠해져야만 완성된다는 걸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책이 결코 무겁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예술가의 삶을 소개하면서도 문장이 참 따뜻하고 담백해서 읽는 내내 지치지 않았어요. 뭔가 특별한 지식을 요구하지도 않고, 마치 오랜 친구가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요. 명화를 보는 즐거움과 함께, 그 안에 담긴 인생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감동도 함께 옵니다.
<마흔에 보는 그림>은 단순히 그림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마음을 다독이는 책입니다. 지금 이 나이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삶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을 때, 잠시 멈춰서 한 장 한 장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다시 앞으로 걸어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고, 그리고 앞으로도 잘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한 책이었습니다. 그림과 책으로 위로를 받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