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가 내리는 바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 더 자세히살펴봤다. 커다란 솔송나무와 단풍나무가 절벽 꼭대기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반쯤 드러난 뿌리도 어렴풋이 보였다. 아래쪽의 광경을 보니 누군가가 우리 동네를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위례로 만들어버린 것만 같았다. 부러진 나무가 산처럼 쌓였고뒤엉킨 나뭇가지가 거대한 흙더미에 박혀 있었다. 여기저기서오두막에서 찢겨 나간 새빨간 외벽 조각, 산산조각 난 바비큐 그릴의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파편, 너덜너덜해진 접근 금지 테이프가 온통 회갈색으로 뒤덮인 세상에 그나마 색감을 더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흙이 너무 많더라고. 그래서 그냥 부와아아아아앙 가는데 다리는 푹 빠지지, 온몸은 진흙투성이지, 도무지 움직일 수가없었어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부와아아아부와아아아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무슨 말인지 알죠?"
모른다고 하면 그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머피는 계속 입을 털었고 오프로드 바이크 이야기를 끝낸 뒤 스카이코미시강의 급류에서 스릴을 즐겼던 때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가상의 바이크 핸들을 쥐는 자세와 가상의 카약 패들을 쥐는 자세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상 속의 화려한 질주가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게 효과음이라도 바꿔줘서 감사했다. 머피의 모험담은 ‘부와아앙‘이 ‘슈우우욱‘으로 바뀐 채 계속 이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게 커브를 돌자 갑자기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타나서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 아래에 괴물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괴물의정체는 긴 협곡에서 거대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였다. 마치「구약성서」의 한 장면 같았다. 나중에 알아보니 선셋폭포SunsetFalls의 낙차는 32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폭포수가 바위를 타고 흐르는 영역이 축구 경기장만큼 길다고 했다. 일반적인 폭포는 우아한 느낌을 풍긴다. 자유롭게 가장자리를 넘어간 물이 외부의영향 없이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의 아름다움이 있다. 하지만 선셋폭포는 우아함과 거리가 멀었다. 수중 댄스파티의 한복판에들어온 기분이었다. 포세이돈이 직접 설계하고 코카인으로 작동시키는 워터슬라이드 같기도 했다. 나는 창문을 내리고 폭포아래의 못을 감싸는 도로를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폭포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차 안으로 들어와 대시보드에 내려앉았다.
삼나무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비록 나는 일곱 살짜리 꼬마였지만, 아직도 나는 아버지를 매우 잘기억하며 아버지가 하셨던 말들도 더러 기억난다. 아버지가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주신것은 이거였다. ‘개소리를 해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면 절대 거짓말은 하지 마라"
이것은 거짓말하기와 개소리하기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후자가 전자보다 낫다고 여기는 것이다. 여기서 아버지 심슨은 분명히 개소리하기가 거짓말하기보다 도덕적으로우위에 있다고 간주한 것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쑥, 폐가에서 시커먼 게 튀어나왔다. 소스라치게 놀라 그대로주저앉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주인집 남자였다. 사람 놀라게……………,
순간 남자가 내 입을 막았다. 발버둥을 치는데도 끌고 가는 남자의완력을 막을 재간이 없었다. 남자의 씩씩거리는 숨소리가 폐가에울렸다.
내동댕이쳐진 나는 뒤로 물러섰다. 아무리 바닥을 더듬어도 손에잡히는 게 없었다. 깨진 시멘트 사이사이로 웃자란 풀들만 무성했다. 어느새 벽에 다다랐다. 남자가 발길질을 해댔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