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나오며 재한은 주머니 안의 돌멩이를 만져보았다.
코요의 눈빛과 그의 정원이 떠올랐다. 여기다 버리고 갈까, 잠깐 고민하다 집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하지만 돌멩이는 국외 반입 금지일 텐데. 재한은 앞서 걷는 유미를 불렀다. 유미가 뒤돌아 재한을 보았다. 하얀 풍경 때문인지 유미의 얼굴도 환했다.
돌멩이는 유미에게 비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히쓰으 마부시이 먹으러 가자. 재한은 일부러 끝을 길게 늘여 말했다. 재한은주머니 속 돌멩이를 꼭 쥐었다. 그것은 단단했고 언제든 만질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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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상황을 타임랩스로 찍었다면 두 남자가 각자의 현실속에서 미개척지를 찾아 탐험하는 광란의 영상이 나왔을 것이다. 우리는 정신없이 위치를 바꿔 가며 움직였다. 4번 계단에 앉는 장점과 5번 계단에 앉는 장점에 관한 토론은 끝날 줄을 몰랐다. 다락 천장이 오두막에 배 같은 느낌을 주는지, 호박 같은 느낌을 주는지도 평가했다. 양측이 치밀하게 주장을 펼친 끝에 결론이 났다. 우리는 거대한 호박 안에 있었다. 우리는 너무 무겁지 않은 물건들을 요리조리 움직이며 재배치했다. 몇 시간 동안조명을 어디에 둘지, 향을 얼마나 자주 피울지, 어떤 장르의 음악을 틀지 결정했다. 무한한 에너지로 경험의 순간을 정성껏 연출했다. 스펀지의 위치, 머그잔의 기울기, 담요의 배열를 결정하고 있으려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즐거웠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호기심밖에 존재하지 않았고, 사소한 발견조차도 어마어마한 보물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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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작동 원리에 관한 풍부한 지식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나는 수동 환기 시스템, 복잡한 퇴적기반, 내용물을 더 균일하게 분해하도록 혼합해 주는 정교한 나선형 장치, 액체와 고체를 분리하는 다단계 구조의 그림이 가득실려 있는 책들을 탐독했다. 토마토를 더 크게 재배할 수 있게 똥을 비료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에 비해 내목적은 단순했고 예산은 보잘것없었으며 자원도 한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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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가 내리는 바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 더 자세히살펴봤다. 커다란 솔송나무와 단풍나무가 절벽 꼭대기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고 반쯤 드러난 뿌리도 어렴풋이 보였다. 아래쪽의 광경을 보니 누군가가 우리 동네를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위례로 만들어버린 것만 같았다. 부러진 나무가 산처럼 쌓였고뒤엉킨 나뭇가지가 거대한 흙더미에 박혀 있었다. 여기저기서오두막에서 찢겨 나간 새빨간 외벽 조각, 산산조각 난 바비큐 그릴의 번쩍이는 스테인리스 파편, 너덜너덜해진 접근 금지 테이프가 온통 회갈색으로 뒤덮인 세상에 그나마 색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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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너무 많더라고. 그래서 그냥 부와아아아아앙 가는데 다리는 푹 빠지지, 온몸은 진흙투성이지, 도무지 움직일 수가없었어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부와아아아부와아아아부와아아아아아아아아앙! 무슨 말인지 알죠?"
모른다고 하면 그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머피는 계속 입을 털었고 오프로드 바이크 이야기를 끝낸 뒤 스카이코미시강의 급류에서 스릴을 즐겼던 때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가상의 바이크 핸들을 쥐는 자세와 가상의 카약 패들을 쥐는 자세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상 속의 화려한 질주가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게 효과음이라도 바꿔줘서 감사했다. 머피의 모험담은 ‘부와아앙‘이 ‘슈우우욱‘으로 바뀐 채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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