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이란 걸 받기까지 데뷔 후 10년 가까이 걸렸지만,
내가 포기하고 소설 쓰기를 접었다면 지금처럼 작가로 사는일은 없었을 테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복잡한 설명이 필요 없다. 총알 하나를 공들여 만드는것보다, 가능한 한 총알을 많이 준비해두는 게 명중 확률을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소설 쓰기를 시작하기가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먼저 자신이 좋아하고 익숙한 주제로 자유롭게 산문을써보기를 권하고 싶다. 편안한 마음으로 아무도 보지 않는일기를 쓰듯이 쓰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도 몸에 근육이 붙는 과정과 비슷해서 쓰면 쓸수록 ‘글빨‘이 늘어난다. 소설이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글을 써보는 게 나중에 소설을 쓸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천재는 20대에 끝난다는 선생의 고백에 나는 동의한다.
안타깝지만 열정을 가진 누구나 예술을 할 수 있다는 응원은 참가에 의의를 두는 생활예술에서나 통한다. 냉정하지만예술은 젊은 천재의 몫이다.

숨이 차오를 때까지 달리다 보면 오히려 기분이 상쾌해지고 행복해질 때가 있는데, 이런 쾌감을 ‘러너스 하이runner‘shigh‘라고 부른다. 이를 소설가에 빗대면 ‘라이터스 하이writer‘shigh‘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게다가 소설 쓰기에 필요한 장비는 원고 작성에 필요한 노트북이나 필기도구뿐이다. 가성비가 정말 훌륭하고 진입 장벽도 낮은 예술이다. 많은 사람이 ‘라이터스 하이’를 느끼고 공감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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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운을 맞이할 확률을 올리는 것뿐이다. 로또도 일단 사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과거에 치열하게 쓴 소설 원고가 USB 메모리에 담겨 있지않았다면, 나는 소설가로 데뷔하는 운을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봉 감독이 이 말을인용한 출처는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작품세계를 다룬 책『스코세이지 온 스코세이지 Scorsese on Scorsese인데,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언젠가 이별이 다가올 거란 걸 생각하고 산다면, 우리는지금의 만남에 훨씬 충실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런삶을 산다면 이별을 맞이하는 날이 오더라도 조금 덜 슬프지 않을까. 나는 소설로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달콤하게 유혹하는데, 원칙과 정도를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살면 나만 손해 보는 것 같다. 운이 기가 막히게 좋다면 끝까지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잘못된 이득을 얻으며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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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가지고있던 아이디어는 마지막 장면 하나뿐이었다. 주인공이 뒤늦게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를 눈치채고 그를 향해 숨이 차도록 뛰어가는 모습. 설원에서서 세상을 떠난 연인을향해 잘 지내고 있느냐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 「러브레터」의주인공처럼.

쓰다가 만 소설은 의미가 없다. 누구나 인정하는 거장의미완성 유작이 아닌 이상, 쓰다가 만 소설에 관심을 가질 독자는 없다. 식자재만 훌륭하면 무슨 소용인가. 조리를 해야훌륭한 요리가 되지 않겠는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떻게든 완성해야 소설로서 최소한의 가치가 생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그렇다고 붓다의 가르침을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므로아등바등 살 필요가 없다는 허무주의로 오해하면 안 된다.
오히려 삶을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채찍질에 가까운가르침이다. 모든 존재와 현상에는 원인이 있고,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으니,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집착에서 벗어나고자 마음을 다스리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연기론의 가르침이었다.

내가 처음 소설을 쓸 때 떠올렸던 마지막 장면의 문장은
"종은 치는 사람의 힘만큼 울린다"였다. 나는 소설을 쓸 때이보다 더 최선을 다할 수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 정도로 나를 몰아붙였다. 있는 힘을 다해 종을 쳤는데도 울림이 원하는 곳까지 닿지 않았다. 그때 나는 소설가로 살겠다는 꿈을접으며 진심으로 ‘체념’할 수 있었다.

노력과 운 중에서 무엇이 우리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칠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한참 후에 나는 여러 심사위원 중에서 심사위원장 단 한 사람만 「도화촌기행』을 강력하게 지지했다는 뒷이야기를 들었다. 괜한 오해를 할까 봐 미리 말하는데, 나와 심사위원장은 일면식도 없는 관계다. 다른 사람도 아닌 심사위원장이 밀어붙이니 심사 현장의 분위기도 달라졌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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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된다면, 비전공자라는 ‘핸디캡‘은 오히려 전공자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해 소설로 쓸 이야기가 많다는 ‘베네핏’으로 바뀐다.

훌륭한 도입부가 훌륭한 엔딩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도입부를 인상적으로 쓰는 데 시간을 들이기보다, 완벽하지않아도 좋으니 일단 쓰던 글을 어떻게든 마치는 게 좋다. 앞부분만 명작인 습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야기는 어떻게든 끝이 나야 한다. 그래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경험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에게 사랑받는 일이 얼마나 기쁜지 알게 됐다는 점이다.
가수 김연자가 「아모르 파티」로 노래했듯이, 나는 삶에서
"결혼은 선택"일지 몰라도 "연애는 필수"라는 데 격하게 동의한다.

나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꿈만 꾸는 사람과 한 글자라도 쓴 사람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꿈을 현실로 이뤄낼 가능성이 있는 쪽은 전자보다 후자이니까. 내가만약 소설을 쓰고 싶다는 충동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소설가로 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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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그저 경험하고만 있을 때, 그것이 소위 지금이 순간에 있기라는 것이다. 이 논의의 이 지점에 이르면, 그밖에는 있을 곳이 달리 없다. 현실세계는 밖에 있고, 그것이 당신의 마음속에 비추어지고 있고, 당신은 제 앞에 펼쳐지고 있는 형상들을인식한다. 이 아주 단순한 상태에서, 당신은 경험하게끔 된 것을경험하고 있다. 당신에게 주어지고 있는 순간의 선물인 것이다. 그것이 들어오고, 당신은 그것을 경험했으므로 그저 그로부터 배운다. 거기에는 아무런 혼란이 없다. 거기에는 단지 자기 앞에 펼쳐진 순간과의 온전한 일체감만이 있다.

당신은 이처럼 일심으로 의식이 빨려들어가는 상태에 이르렀던 또 다른 경험이 있다. 사랑하는 이에게 깊이 다가간 순간, 모든게 다 괜찮았고, 당신은 그 순간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렸다. 갑자기 온전한 아름다움과 평화가 덮쳐 온다. 의식이 의식하는 대상과하나로 녹아들 때, 당신은 신의 임재를 느낄 수 있다. 요가 사상에서 참나는‘삿칫아난다(sat-chit-ananda)‘, 곧 ‘영원한 의식의 희열(eternal-conscious-bliss)‘이라 불린다. 참나가 단 하나의 대상에일심 집중할 때, 그는 참나의 본질-온전한 평화, 지극한 만족, 압도하는 희열을 경험한다. 일심 집중된 의식의 흔들림 없는 상태에 들어가는 법만 배울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 앞에 언제든지 열려있다.

의식은 그 근원의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그 주의는 주목하는 무엇에나 보내어진다. 의식이어떤 것에 주목할 때 그것은 큰 힘을 지닌다. 태양 빛이 돋보기에의해 모아질 때 큰 힘을 지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당신은 집중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실로 집중된 의식이다. 그것이 의지의 힘의 근원이다.

내면의 어떤 경험이 당신에게 중립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그것은 당신의 의식을 끌어당겨 거기에 집중시킨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순간, 당신의 마음을 지나가는 것들은 더 이상 동등하지 않다. 어떤 것이 나머지 것들보다 더 도드라지는 것이다. 그런 일을겪는 이유는 단지 당신이 의식을 거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당신의 의식은 일종의 힘이고, 당신은 그 힘을 마음속의 특정한 대상에집중시키고 있다. 의식의 힘이 마음속의 한 대상에 집중되면 그 대상은 다른 대상들처럼 마음을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태양풍이 우주 공간을 지나는 물체에 영향을 끼치듯이, 집중된 의식은 마음속을 지나는 대상에 영향을 끼치는 하나의 힘이다.

‘방울뱀을 경험하기‘에 저항하고 그 순간의 나머지 것들은 지나보내고 나니 나비가 한 마리 날아온다. 나비는 당신의 팔에 사뿐히 내려앉고, 그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경험이어서 당신은 절로 거기에 의식을 집중한다. 나비가 다시 날아가 버릴 때, 당신은 그것싫어서 의지력을 사용하여 그 마음속 이미지를 붙잡는다. 이것이 불교가 말하는 집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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