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행지에서 어깨에 표범 문신을 한 소년을 따라가하루 종일 뒹굴고 싶어 가장 추운 나라에서 가장 뜨거운섹스를 나누다 프러시아의 스킨헤드에게 끌려가 두들겨 맞아도 좋겠어 우리는 무엇이든 공모하기를 좋아했고 서로의방에 들어가 마음껏 놀았어 무례함을 즐기며 인스턴트 커피와 기타의 선율 어떻게 하면 인생을 망칠 수 있을까 골몰하며 야생의 경전을 돌려 보았지 그러나 지금은 이산의 계절 우리는 춥고 쉬 지치며 더, 더, 더, 젊음을 질투하지 하지만 네가 잠든 사이 나는 허물을 벗고 스모키 화장을 지우고 발톱을 세워 가터벨트를 푼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사로잡힌 자의 눈빛으로 검은 표범의 거처에 스며들 거야 단단한 근육을 덮은 윤기 흐르는검은 벨벳, 흑단의 전율이 폭발할 때까지 이제 동굴보다 깊은 잠을 자야지 도마뱀자리 운명, 진짜 내 목소리를 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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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달 모양 모자 차양꾹 눌러쓴 할머니 한 분담에 뒷머리를 붙이고 앉아 있었다.
세상 좋은 공기 혼자 다 잡숫고 있었다.
앞에 놓인 잡곡들 다 뿌려진드넓은 들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입 벌린 채 깊은 잠들어 있었다.
세 그루 칸나 꽃이세상에 나오기 바로며칠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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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의 발등 같은 흰 물결 위에살아서 깊어지는 노래 한 구절 보탤 수 있으리오래 고통을 잠재우던 이불 소리와아플 것 다 아파 본 사람들의 마음 불러 모아고로쇠 숲에서 우는 청호반새의 노래를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말로 번역할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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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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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하류라 여겨지는 삶의 방식에 대한 명예회복과 그에 따른 소외를 고발하는 일 사이에서 좁다란길을 본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우리의 것이었고 심지어행복하기도 했으며, 우리가 살던 환경의 수치스러운 장벽들(‘우리 집은 잘살지 못한다‘는 인식)이기도 했으니까. 행복이자 동시에 소외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아니 그보다도 이 모순 사이에서 흔들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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