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연못 물은 끊임없이 뒤척이는 푸른 양모 같다. 그 무겁고 차가운 물이 연못의 검은 바닥으로 내려가고, 그 무게에 밀린 바닥의 물이 흔들리며 위로 올라와 연못 분지를 야생의 영양으로 채운다. 그건 연례행사로 한 해의 식욕을 만족시키기위해 필요한 것이다. 늦은 봄이 되면 초록 풀과 갈대들이 올라오고, 수련의 첫 잎들도 보인다. 바람은 잠잠해진다.
나는 그레이트 연못가에 앉는다. 아침의 빛이 안개를 흩어놓기 시작한다. 연못 위에 기러기 두 마리가 떠다닌다. 그 아래로물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가 미끄러져 가고, 그 사이로 새끼 다섯 마리가 헤엄친다. 새끼들은 풀로 덮인 작은 언덕 모양의 탄생지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벌써 이 유리알처럼 매끄러운 길을 열성적으로 미끄러져 나아간다. 그들은 허기를 알자마자 좀개구리밥, 곤충들, 풀 끄트머리를 향해 고개를 내민다.
이따금 나는 몸을 기울여 물을 들여다본다. 연못 물은 거칠고 정직한 거울이다. 내 시선뿐 아니라 사방에서 물그림자에 합쳐 드는 세상의 후광도 비춘다. 그러니까 연못을 가로질러 날아다니며 노래를 조금 부르는 제비들은 내 어깨 위로, 머리칼 사이로 날아다니는 것이다. 진흙 바닥을 천천히 지나가는 거북은내 광대뼈를 만지는 것이다. 내가 이 순간 똑딱거리는 시계의소리를 듣는다면 그 소리가 무엇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억할 수 있을까?
이제 여름이고, 기러기들은 자랐고, 갈대는 빛의 파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