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울렸다. 가볍고, 맑고, 단호하게. 병옥은 자리에서 일어나 노인에게 다가갔다. 노인의 시선은 벽걸이 텔레비전에서미묘하게 벗어나 그 옆에 걸린 시계를 향하고 있었다. 밥시간•은 귀신같이 아시네, 병옥은 생각했다. 그새 창밖으로 어스름이 깔려오고 있었다. 뒷마당은 현관 쪽 정원과 달리 시멘트로덮여 풀 한 포기 보이지 않았다. 한구석에 빨간 지붕의 개집이보였다. 말뚝에 줄이 묶여 있었지만 집안으로 들어가 있어 무엇이 묶여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혀를 길게 빼물고 있는 개일 수도, 어쩌면 개처럼 엎드린 사람일 수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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