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사막이란 하늘만이 내려다보고 있는, 영혼 없는 곳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그때 오랑은 그의 예언자들을 기다린다. 도시의 머리 위와 그 주위에서 아프리카의 사나운 자연은과연 그 뜨거운 마력을 과시하고 있다. 도시는 사람들이 덧씌위 놓은 어색한 장식을 깨뜨려 버리고, 집과 집 사이와 모든지붕들 위에서 사나운 비명을 내지른다. 산타크루스 산허리로난 길들 중 하나를 골라 걸어 올라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랑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색색의 입방체들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벌써 고원을 에워싼 들쭉날쭉한 절벽들이 뻘건 짐승들처럼 바다에 몸을 박고 웅크린다. 또좀 더 올라가면 해와 바람의 거대한 소용돌이가 바위투성이풍경의 곳곳에 제멋대로 흩뿌려져 있는 무질서한 도시를 뒤덮고 환기시키고 뒤섞는다. 여기서 서로 대립하는 것은 인간의 기막힌 무질서와 언제나 한결같은 바다의 영구불변함이다.
그것만으로도 압도하는 생명의 냄새가 산허리로 난 길 쪽으로 밀고 올라오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