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자기보다 한참 나이 어린 작가 밑에서보조로 일하게 된 딸이 느닷없이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인 기분이었다. 그녀는 딸에게 일은 안 하고 집에서 살림만 할 생각이냐고 핀잔을 늘어놓았다. 딸은 잠자코 쳐다봄으로써 그녀가 일관되지 않은 기준으로 매번 비난을 퍼붓고 있음을알아차리게 했다. 묵직한 낭패감이 느껴지면서 여섯 살의 딸이자신에게서 분리될 때의 두려움이 떠올랐다. 딸은 그때부터 줄곧 도로 한복판에 홀로 서 있기를 선택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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