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되어 표면이 매끄러워진 동전을 만지작거렸다. 어쩐지 이 동전들을 오래 간직하게 될 것 같았다. 내게 오백만원은 없지만 어쩌면 백만원일지 모르는 동전 네 개와 언제나 십구만팔천원이 든 지갑이 있다는 걸 잊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직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엄마가 뜨다 만 스웨터도 있고엄마의 노래가 담겼을지도 모를 테이프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엄마가 내게 슬픔만 남겨두고 간 것은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엄마가 잡아준 손의 느낌을 기억했다. 삶에 냉담해질 이유가 많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은 그 기억 때문이었다.
영주 이모가 갑자기 생각난 듯 현관에 서서 비타민을 챙겨먹고 우리에게도 한 알씩 주었다. 곧 영주 이모가 "가자" 하고 말했고 나주 이모가 "다음에 또 와"라고 하며 내 손을 꼭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