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소설을 진지하게 여기려면 소설부터가 자기를진지하게 여겨야 한다. 소설이 ‘사악‘하다는 구태의연한미신적 사고는 확실히 영국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자기가하는 얘기가 그저 농담 따먹기에 불과하다고 많건 적건인정하지 않는 작품에 보내는 비딱한 시선에는 그 사고의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 심지어 정말 익살맞은 소설조차도 예전에 문학적 경박함에 가해졌던 배척의 영향력이어느 정도 느껴진다. 익살이 정론으로 통하는 데 늘 성공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아마 대놓고 말하기는 겸연쩍을지몰라도, 어쨌거나 ‘가공‘의 산물(그게 바로 ‘이야기‘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에 불과하다면 어느 정도 변명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다시 말해 삶을 진정으로 재현하는도를 하고 있다는 허세를 거둬야 한다는 바람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