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3개월째다. 짧은 기간인데 조로한 듯하다. 하룻밤 꿈에 백발로 변했다는 옛이야기가 있지 않았나. 전에 ‘내 다리로 걷는 게 아니라 멱살을 잡혀끌려가는 느낌‘이라고 적었다. 근래에는 멱살잡이를 당하면서 동시에 외발자전거를 타는 기분이다. 고꾸라지지 않으려면 발을 굴러라 굴러………… 부단히 쓰긴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내 작가 생활이 한국 현대사를 닮아가는게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했다. 그럴듯한 양적 성장을 빠르게 이뤘지만 중대한가치들을 훼손한 결과로 출생률 최저 자살률 최고라는 현실에 도착한 그 역사말이다. 삼사 년 전에는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부글거렸고 그래서 소설을 썼는데, 요새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싶다. 작가가 침묵을 소망한다는 게 긍정적인 신호는 아닌 듯하다. 소설로 말하는 데에 벌써 지친 건 아닌데, 소설이아닌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게 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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