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진의 순진한 삶에 실린 시들은 공통적으로 ‘순진한 삶‘을 질문한다. 순진함은 무엇이며 더군다나 삶에 있어서 순진함이라는 태도나 지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순진하다는 것은 자주 아무것도모르는 상태를 가리키지만 그때의 무지와 언어를 갖기 이전의 어린아이가 지닌 무구를 동의어로 취급할 수는 없다. 「순진한 삶 속에인간의 언어 밖에 놓인 존재들, 가령 인간 이외의 생명체로서 식물과 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 역시 순진하다는 속성과 판단을 가•르는 무지함과 무구함이라는 서로 다른 상태를 말하기 위해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