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역사는 아름답게만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호민관의 특권을 독점하긴 했으나, 모든 로마 황제가 플레브스를위한 정치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군벌들이 난립했던 이른바 군인황제 시기에는 혼란이 극단으로 치달았죠.
그러나 한번 발명된 정신은 기이한 생명력을 갖는 법입니다. 로마제국이 해체된 이후에도 렉스 레기아는 유럽 여러나라에 정치적 유산으로서 전해지게 됩니다. 이를테면 12세기경 서유럽에서 로마법이 복원되면서 렉스 레기아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됐고, 15세기 말경에는 권력의 궁극적 원천이 인민이라는 것은 상식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다시 말해 유럽의 제후들은 단순히 무력으로 왕좌에 앉은 것이 아니라, 인민으로부터 권력을 얻었습니다. 그 과정이 비록 민주적이지 않더라도 모든 영주와 제후는 렉스 레기아를 통해 자신이 인민의 대리자라고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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