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1년 5월부터 1522년 3월까지 마르틴 루터는 가명으로 신분을 가장하고 독일 튀링겐 숲에 있는 바르트부르크성에서 숨어지낸다. 그곳에서 그는 단 십일 주 만에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했다. 바르트부르크에는 아직도 루터가 머물던 방이 남아 있다.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어느 날 밤 성서를 번역하던 루터가 고개를 드니 맞은편에 악마가 있었다고 한다. 루터는 반사적으로 책상 위의 잉크병을 집어들어 악마를 향해 던졌다. 다음날 아침, 책상 맞은편 벽에는 흩뿌려진 잉크 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아직도 바르트부르크성 루터의 방에는 그 자국이 선명하다. 이 일화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눈먼 탐정」을 쓰던날 내 책상 맞은편 벽에 가상의 잉크 자국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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