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율의 집은 복층 오피스텔이었다. 복층이라고는 하지만 이층은 일어서서 움직일 수 있는 높이가 아니었다. 은율은 그곳에 프레임 없는 얇은 매트리스를 놓았다. 낮은 좌탁과 스탠드도 놓았다. 유자가 자고 갈 때를 위해서였다. 버스로 두 시간이 넘게 걸리기는 했지만, 저녁을 같이 먹고 잠깐 노닥거리다가 집으로 돌아오기에는 충분한 거리였다. 그래도 유자는 가끔 은율의 오피스텔복층에서 하룻밤씩 자고는 했다. 은율이 마련해놓은 잠자리가 다정하고 고마워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