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은 사실일 것이다. 누나는 분명히 더 나은 생활을 보장받고 집을 버렸을 것이다. 집보다 더한 남루함으로 자리를 옮길 누나는 절대 아니었다.
저녁을 먹고 나면 아저씨가 차를 끓였다. 감잎차였다. 그는 등산용 버너를 가지고 있었다. 물을 끓인 다음 어느 정도 식혀서 감잎을넣어 우려낸 차를 한 잔씩 마셨다. 찻잔은 여기저기 이가 빠진 싸구려였어도 나는 그 분위기가 좋았다. 나성여관 같은 곳에서는 식사후의 차 한 잔 같은 문화는 상상할 수 없었다. 사실 우리 이웃들 대개가 다 그러하였다. 운이 좋으면 제철 과일 한 조각을 얻어먹거나손님이 남기고 간 청량음료를 물컵에 나누어 마신 것이 내가 아는후식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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