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이 무거워지려는 분위기를 깼다. "그런 질문은 꽤 깊은생각에 잠기게 해요. 그렇죠? 아네테와의 대화는 결국 인생에서 실제로 뭔가를 바꾸는 계기가 됐어요. 시간이 좀 걸리기는했어요. 사실 당연하죠. 그런 일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보시다시피 나는 바로 다음 진출로에서 방향을 틀어 직장에 사표를 내고 농업을 공부한 다음 언제였던가이 농장을 찾아냈어요. 아침에 양치질할 때마다 보면서 용기를 북돋울 수 있도록 아네테가 나를 위해 보르헤스의 문장을써서 욕실에 거울 대신 걸어 줬죠." 그가 다시 독특한 웃음을터뜨렸다. 처음 그를 보자마자 내가 좋아하게 되었던 웃음이었다. 요란하게 천둥 치는 듯한 그 웃음소리는 완벽하게 자유로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