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딸은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아무것도 덧붙일 필요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듯,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천진하게. 투명한 햇살에 조금씩 눈이 녹아내리는 새하얀 산을 향해 달려가는 검은 개를 바라보다 그가 딸쪽으로 시선을 다시 돌리니,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딸의시선이 그를 맞이했다. 그들은 그렇게 잠시 눈빛을 주고받았다. 다정한 공모자들처럼. 설산 저편의 구름 사이로 곧 사라져버릴 희미한 한 줄기의 빛이 쏟아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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