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닭 울음과 새소리, 풀벌레 소리에 잠에서 깼다. 서둘러 욕실에서 씻고 떠날 준비를 했다. 이부자리를 반듯이 정리한 뒤 깃털베개를 손으로 두드려 적당히 부풀리고 그 위에화려한 색상의 쿠션까지 완벽하게 올렸다. 짐은 전날 미리 싸둔 터였다.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 버리고 물걸레로 숙실 마루를 훔쳤다. 우리가 떠난 뒤 어차피 메이드가 한번 대청소를 할테지만 마지막까지 깔끔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누군가에게는 이해 못할 허영이겠지만 당장 누가 들어와도 새집처럼 보였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