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소설이 힘을 잃었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여기서도 말한 것처럼 저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설 이외의 미디어가 소설을 뛰어넘고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들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의 총량이 소설을 압도적으로 능가하기 때문입니다. 전달 속도도 소설에 비해 엄청나게 빠릅니다. 더군다나 그런 대부분의 미디어는 소설이라는 기능까지도 자기 기능의 일부로탐욕스럽게 집어삼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소설이란 무엇인가 소설의 역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래적인 인식이 불분명해졌습니다. 그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저는 소설의 참다운 의미와 가치는 오히려 그 느린 대응성과 적은정보량, 수공업적인 고생(혹은 어리석은 개인적 영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유지하는 한 소설은 힘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경과해서 그런 대량의 직접적인 정보가 썰물이 빠지듯 빠져나갔을 때 비로소 무엇이 남아 있는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거대한 망상을 품고 있을 뿐인 한 가난한 청년이(혹은 소녀가) 맨주먹으로 세계를 향해 성실하게 외치려 할 때 그것을 그대로물론 그 혹은 그녀에게 행운이 있을 경우이지만받아들여줄 만한 매체는 소설밖에 없을 겁니다.
상대적으로 힘을 잃고 있는 것은 문학이라는 기성의 미디어 인식에 의해 성립된 산업의 형태와 그것에 의존해 살아온 사람들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픽션은 결코 힘을 잃지 않았습니다. 뭔가를 외치려 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길이 넓어진 것이 아닐까요? (무라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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