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다른 장소에서 다른 시기를 산 사람끼리 이 정도의 유사성을 공유한다는 게 놀랍다. 다만 그 사진은 한 가지를 더 말해주고있었다. 정면을 응시한 단호한 눈길은 그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은 단독자의 삶에 길들여진 사람의 것이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그는 지독한 외로움이 목을 조르는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완전히 버림받았다는 소외감이었다. 격정을 누를 길 없어 사진집을 한 장씩 넘기는 일에 열중했다. 각기 다른 표정을 지닌 다양한 나이와 인종과 성별의 얼굴을 대면했다. 그와 무관한 그들의 태연한 표정이 위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