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고 보니 우리 목표는 분명했다. 그것은 바로 계곡 입구를 굽어보고 있는 900미터 높이의 뾰족한 화강암 타워로서,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곳이었다. 등반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한 특수 부대와 며칠 동안 어울렸다. 우리는 그들에게 산악 구조법을 알려 주고, 그들은 우리에게 AK-47 소총 사격법을 알려 주었다. 우리는 16일 동안의 등반 끝에 결국 35피치짜리 루트를 개척하고 당구대 두 개 넓이인 정상에 올랐다. 매일 밤 포탈렛지 캠프에서 쿵쿵 들리던 포격 소리에 착안하여 그 루트를 ‘동부 전선 이상 없다‘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그리고 그 화강암 타워에는 우리의 새 친구인 타히르 장군을 기리는 뜻에서 ‘타히르 타워‘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단 저지르고 그다음 생각하는 거야." 릭이 말했다. 우리는 식량, 옷, 등산과 캠핑 장비, 카메라, 필름 등 필요한 모든 것을 끌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릭은 1인당 90킬로그램씩 나가는 우리 짐을 싣고 다닐 알루미늄 수레를 제작했다. 횡단하는 동안 살아남는 일 말고도, 치루들이 새끼를 낳기 직전 번식지를 찾아내야 하는 만큼 원정의 성공은 그들의 이동경로와 우리가 얼마나 완벽한 시기에 교차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우리가 너무 느리게 이동하면 이동 중인 치루들을 아예 놓칠 것이고, 번식지에 너무 빨리 도착하면 치루들이 번식을 시작하기를 기다리는 사이에 식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물은 부족할 것이고, 식량을 달리 조달할 방법은 없었으며, 구조는 불가능했다.

위 우리는 물을 찾느라 하루를 보내는 때가 많았다.
가끔씩은 밤새 내린 눈을 아침 햇살에 말라버리기 전에 받아 모을 수 있었다. 캠핑 매트에 눈을 모아 태양열로 녹인 덕분에 눈을 녹일 연료를 아낄 수 있었지만, 축축한 캠핑매트의 더러운 부스러기가 우리가 마실물에 그대로 씻겨 들어갔다.

우리가 오를 곳은 ‘파티마의 손‘이라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암질 타워가 모인 지형이다. 남부 사하라 깊은 곳에 서 있는 파티마의 손은 다섯 손가락이 하늘로 뻗은 모양을 하고 있다. 손가락은 각기 이슬람의 다섯 기둥인 신앙 고백, 기도, 자선, 단식, 메카 순례를 상징한다.
나는 사막에 가면 마음이 편안하다. 가장 강인한 식물과 동물, 사람만이 그곳에서 살아남는다는 사실이 좋다. 파티마의 손을 향해 이동하는 도중 우리는 반디아가라 절벽에서 야영하면서 말리 중앙 고원 토착민족인도곤족과 며칠 동안 함께 지냈다. 그들 중에는 조상 때부터 1천 년이 넘도록 살아온 절벽 집에서 사는 사람이 많았다. 놀라우리만치 인심이 좋은 그들은 우리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여 다른 시대로부터 이어 온 다른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자동차로 1,600킬로미터를 달린 끝에 우리는 저 거대한 타워 무리에 도착했다. 파티마의 손 같은 곳을 사진으로 찍을 때 나는 그 아름다움과 크기, 스케일을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경관을 제대로 나타내고 싶지만, 오랫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어떤 경관도 제대로 표현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관은 여러 분위기를 지닌다. 빛이 끊임없이 바뀐다. 경관의 모양과 느낌은 영원히 변화한다. 경관 전체를 포착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장면마다 그 장소의 느낌을 담음으로써 전체가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에베레스트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올 때, 흔들림 없이 정확하게 턴을 하려면 산을 오르는 동안 힘을 충분히 남겨 두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치명적일 수 있는 상황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정신적으로 단련되어 있는 것이다. 눈사태 같은 대재난이 위험 요소인 것은 확실하지만,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작은 문제들을 과소평가하면 더욱 큰 위험에 처하기 십상이다. 기온이 영하 40°C로 떨어지면 끼인 지퍼를 바로잡으려고 장갑을 벗는 행동조차 죽음으로 끝나는 실수의 연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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