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 이론은 자연현상에 대한 오개념의 주요 원인이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대부분의 오개념은 단순한 사실적 오류, 즉 생각의 오타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뇌의 10퍼센트밖에 안 쓴다고 믿고 우리의 혀가 각자 다른 맛을 느끼는 구역들로 나누어져 있다고 믿지만, 둘 다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오해가 뇌와 혀에 대한 심각한 개념적 혼동을 의미하진 않는다. 단지 잘못된 정보로 인한 착각일 뿐이다.

모든 직관적 이론은 일관된 내부적 논리가있고, 세상에 널리 퍼져 있고, 그를 반박하는 증거 앞에서도 완고하다.
이 세 가지 주요 특징들은 직관적 이론을 놀라울 정도로 바꾸기 힘들게만든다. 새로운, 더욱 정확한 이론에 대해 우리가 배운다고 해도, 우리는우리의 직관적 이론들을 뿌리째 뽑아버릴 수가 없다. 직관적 이론은 우리가 더 선호하는 과학적 이론에 의해 대체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우리의 무의식 속에 남아서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미묘하지만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

양초가 타는 것을 볼 때나 냄비 속 끓는 물을 볼 때, 우리는 물질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본다. 왁스는 양초로부터 그리고 물은 냄비로부터 사라지는 것 같지만, 사실 그 무엇도 진정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왁스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이산화탄소(그리고 수증기)로, 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증기로 상태를 바꾼 것이다. 물질의 생은 짧은 것 같지만, 사실 물질은 불멸한다. 화학자들은 물질이 생성될 수도 소멸될 수도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상식에 따르면 물질은 있었다가 없어졌다가 하는 그런 것이다.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물질을 전체론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우리는 물질을 미립자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물질은 입자로 구성되어있다고 가르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먼저, 전체론적 이론에서는 중요하지만 미립자이론에서는 의미 없는 개념적 구분을 무너뜨리고, 미립자이론을 따르는 새로운 구분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테면, 아이들은 응집력이 높은 물질과 낮은 물질을 구별하지 않고 같은 물질로서 받아들여야 하고, 자신이 느끼는 주관적 무게(묵직함)와 물리학적 정의에 따른 무게, 그리고 자신이 지각하는 부피(직함)와 물리학적 정의에 따른 부피를 구별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지만 ‘밀도‘라는 것이 단위부피당 무게라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다.

블랙의 발견은 열 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론으로 이어졌지만, 이 이론역시도 현대 열역학의 분자운동론은 아니었다. 블랙의 이론은 열과 온도를 구분했지만 여전히 열을 물질로 여겼다. ‘칼로릭caloric‘이라고 불렸던 이 물질은 어떤 물체의 녹는점이나 끓는점에 그 물체 안에 고여서 그물체의 온도가 아닌 화학적 상태를 바꾸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믿음은 100년쯤 더 지난 후에야 에너지에 기반한 분자운동론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과학자가 아닌 사람들은 여전히 칼로릭의 개념을 가지고있다. 비록 우리는 칼로릭의 원래의 이름을 잊어버린 채 간단히 열이라고 부르지만, 칼로릭은 여전히 열에 대한 우리의 일상적인 생각과 추론의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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