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에는 모든 사랑 속에 나를 일인칭으로 투입했었다.
그때의 ‘나‘는 세상의 어떤 사랑에도 도저히 무관심할 수 없었다.
그것은 언제라도, ‘나‘에게도 가능한 것이라고 여겼었다.
이십 대를 넘긴 한참 뒤에, 나는 깨달았다.
이제 나는 사랑을 일인칭으로 서술할 수 없음을,
사랑은 일상으로 스며들고 그리움으로 무늬지며 남겨지는 것임을그리고 이제 나는 삼인칭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 이야기해도 사랑은 아름답다.
사랑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불화를 다 뛰어넘고,
사랑은 어떤 예측도 불허한다.
사랑은 우리를 훈련시킨다.
우리가 사랑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만들어 놓은 질서나 제도 속에 얽매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을만나면 나는 몹시 즐겁다. 우선은 그들이 주는 신선함이 즐겁고, 두 번째는 내 인물소설의 목록을 하나 더 늘릴 수 있으니 다시 즐겁다.
알고 보면 그렇게 사는 일은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게살아가는 인물을 만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이 지독한 인생살이는알게 모르게 우리를 위축시키고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사는 일은 위험한 시도라고 끊임없이 우리를 세뇌시킨다. 우리는 미리 타협하고 미리 우울해 한다.
여기 덜 위축당하고 덜 세뇌당한 사람들 몇이 있다. 그래서 미리미리우울해 하는 방법은 배우지 않아도 좋았던 사람들. 아찔한 파격이나과격한 탈선은 전혀 없이,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방식대로 꾸려나가는 사람들, 나는 그들의 이름을 호명한다. 김 선배, 김밥아주머니, 야채아저씨, 김대호 씨, 박영국 씨, 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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