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현 시인이 문예연감 2018(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에 따르면, 문학 잡지(시)의 숫자가 538종에 이릅니다. 이 말은 538종의 잡지에서 시인을 배출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1명씩만 잡아도 538명입니다. 그런데 문예지에서 1명씩만 배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2명씩 계산하면 1,000명이 훌쩍 넘어갑니다. 이렇게 해서 10년이라는 시간이 쌓이면, 시인 1만 명. 이라는 숫자가 나오는 것이죠"
내 관점으로 보자면 나와 같은 작가들 쪽작가 지망생의 친구와 선이 그나마 운이 좀 있는 편이고, 문학사적 측면에서 보자면내가 쓰고 있는 글들은 당신이 쓰고 있는 글과 마찬가지로별 가치가 없는, 고전이 되지 못하는 쓰레기다. 나는 ‘럭키 ‘당신‘이고, 당신은 ‘언럭키 나다. 아니면 그저 우리 모두 문학에 빠진 불행한 이들일 뿐이다.
그러니까 당신도 퇴근하고 읽고 써라. 그 일이 가치 있는지없는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설령 무가치하더라도 그러는 게재미있다면, 그 재미를 위해 힘을 들여라. 재미야말로 당신이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니까. (뭐? 부모가 돈이 많아서 일을 안 해도 돼서 시간이 남아돈다고? 꼴 보기 싫으니까다른 데로 가세요)
"그는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홀로 있지만모든 존재가 그를 토대로 서 있다. 그는 가까이 있으면서 동시에 멀리 있고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밖에 있으며움직이면서 동시에 움직이지 않는다. 『바가바드 기타」 중에서
H서서 하는 동작을 모두 끝낸 뒤 앉아서 하는 동작과 누워서 하는 동작, 거꾸로 서는 동작 등을 이어갔다. 그리고마지막으로 사바사나에 이르자, 자리에 누워 시원하게 숨을 쉬는 회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수련실의 불을 끄고 사바사나에 좋은 명상 음악을 틀어놓은 뒤 나도 잠깐 매트 위에등을 대고 누워 호흡을 골랐다. 이내 수업을 마치고 수련실밖으로 나가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옷을 갈아입은 뒤요가원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결 밝아 보였다. 활짝 웃으면서 나에게 다가와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가는 학생도 있었다. ‘오늘 수업 어땠나요? 저와 함께한 시간이 괜찮았나요?‘라고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애써 담담하게 "네. 다음에 또 뵐게요"라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본래의 나는 집중력이 없고 산만하고 조급한 사람이었다. 의지력 또한 부족해 한 가지 일을 오래하지 못했다. 그러나 ‘본래‘라는 건 없다는 사실을 요가를 하면서 깨우쳐나갔다. 요가를 수련해오는 동안 이전에 없던 집중력과 의지력이 점점 자라나기 시작한 까닭이었다. 그것은 어쩌면원래부터 없던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인데 그동안 내가사용하지 않아 묻혀 있던 건 아닐까 싶다. 요가는 그렇게,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보물을 하나씩 꺼내어 보는 일과 닮았다.
위태롭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내 마음을 나조차도 어찌하지 못해 나의 삶은 항상 아프고 비루했다. 요가를 해보겠다고 수련실에 앉아 있으면서도 자꾸만 다른 곳을 향해 떠돌아다니는 생각 때문에 많은 시간을 공허하게 흘려버리기도 했다. 돌아보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또한 내 몸과 마음의 원리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으므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식사를 하기 위해 수저를 들기 전, 두 손을 모으고 눈을감았다. 소중한 음식을 나에게 내어준 자연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이것이 부디 내 안에 잘 스며들기를, 좋은 에너지를 주기를, 그리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했다. 이 세계에, 그 안의 당신께 평안과 축복이 있기를. 나마스떼.
1) 우연히 글을 쓰는 경우나 운때가 맞아서 글을 쓰게 된 것은 고정적으로 전업 작가가 되는 것보다 낫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시를 쓰기도 하는 기차 차장은 기차의 차장으로근무하지 않는 시인보다 더 잘산다.
예술의 규칙과 공식보다도 창작자 개인의 창의력, 혹은 "영감"(靈感, inspiration)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시작한 것은 서양 문학 중심으로 봤을 때 18세기 말, 19세기 초 낭만주의시대부터다. 예술사조로서 낭만주의는 인간의 감정을 이성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세상에는 인간이 이성과 합리로 이해하고 파악할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낭만주의 시대 예술가들은 예술작품이 독자나관객, 청중에게 무엇보다도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낭만주의 시대에는 호러나 로맨스등 현재의 장르문학이라고 할 만한 문학 분야들이 발전하게된다. 낭만주의 이전의 1700년대 계몽주의 시대나 이후의1850~1860년대 이후 실증주의 시대에는 문학작품이 독자에게 교훈을 주거나 세상에 대한 어떤 사실을 가르치거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믿었다.
19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에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어 냉전은 종식되고 공산주의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하여 러시아와 구공산권이 더 이상 금지된 땅이 아니게 되자 한국에서는 그동안 갈 수 없었던 미지의 세계에 대한 관심이 흘러넘치게 되었다. 나도 그런 물결을 타고 러시아 어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사실 나는 아주 단순하게 러시아 글자가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다. 그런데 그 뒤에는 훨씬 더 넓고 깊은 세계가 있었다.
만족스러운 이야기를 만들어본 사람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열망은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불치병이기도 하다. 계속 이야기를 만드시는 분들의 앞길에 가시와 못과 쐐기풀이 조금은 덜 덮여 있기를 바라며, 자신의이야기를 믿고, 자기 자신을 믿고 굳건히 그 길을 가시기를 소망한다.
X산다는 건 원래 단순한 거야. 애초에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의지처가 필요하진 않았어. 난 내가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나는 단순하게 사는 게 좋다. 돈은 좀 벌지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일하고, 돈을 벌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버는 거다. 산다는 걸 그렇게 정해놓으면 편하다. 그녀에게 그런 말을마지막으로 했던 것 같다. 사람이 왜 그렇게 단순해? 세상이 얼마나 복잡한데. 뭐가 좀 아니다 싶으면 살아온 걸 뒤돌아보고 다른 길도 모색해 보고 해야 할 거 아냐. 독기 좀갖고 살아보란 말이야, 라고 악을 썼다. 그 말을 끝으로 그녀도 짐을 싸서 집을 나갔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일찍 불을 밝힌 가로등이 허공에 떠 있다. 담배 한 대피우려고 차창을 열었는데 짠내 먹은 바람이 밀려들어 온다. 바람이 따뜻할 때 이 길을 다녔는데 이젠 차갑다. 반년동안 무수히 다닌 길인데 오늘의 바람과 빛은 어제의 것들이 아니었다.
림자와 노을, 그림자 노을……… 끝없이 반복된다. 그녀는력발전기를 보면 늘보가 떠오른다고 했다. 느리게 돌아가는날개가 그런 상상력을 이끌어낸 것이겠지만 뭐 그럴 수도있다. 그녀가 나무늘보를 떠올렸든 치타를 떠올렸든 이제크게 애쓸 필요 없다. 지난 시간들 속에 박힌 기억들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나눌 사람이 아니니.
뭍에서 섬으로 섬에서 뭍으로, 단순한 이 길을 반년 동안 오갔다. 방조제 건너 뭍에 숙소가 있고 섬에 직장이 있었다. 직원이라야 평소엔 둘뿐인 일터다. 방조제에서 벗어나 5분 남짓 섬 안쪽으로 달리면 도로가 좁아지기 시작하는 곳에 수목장이 나타난다. 수목장까지 가는 길 주변은 온통 바지락 칼국수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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