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보다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심리상담사는말했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더라면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가끔 심리상담사를 죽이는 꿈을 꾸다가 그가 내 얼굴을 달고 있는 장면에서 꼭 잠을 깬다 내 얼굴을 향하여 내가 칼을 들이밀고 있었으므로

차마 안부를 묻지 못할 거라 생각하니 사무칩니다
바닷속의 발들을 기다리는 해안의 발들이
퉁퉁 부어 있는 가을 저녁입니다

아림 속으로 돋아나는 살의 적막한 빛에 침묵하는철망을 바라보다가 그는 장화를 벗으며 물에 튼 손가락을 만졌다 그리고 그가 바닷바람에 모든 방향을보냈을 때 굴이 제껍데기에 아주 도착하는 시간이왔다

팔을 잃어버리고도 안을 수 있는 것이 있는지
혹은 인간의 팔이 해주는 포옹을 기억하는
지삽으로 흙을 파는 건지 땅에 상처를 주는 건지

토기는 발을 잃은 채 하늘의 서재에 꽂혀 있고 별들은 하늘의 서재에 가득 찬 책장을 넘겼다 밤의 벌들은 꿀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꽃의 잠을 모았다 그잠 속에서 나는 이렇게도 하릴없이 중얼거렸다.

별들이 많다고 쓰다가 이생에 다시 만날 사람들의숫자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더러 만나보지도 못했던 유령들도 있어서 누군가 영혼의 물을 따라주자 나는 그걸 눈물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네

그는 답했다. 노래하던 것들이 떠났어
그것들, 철새였거든 그 노래가 철새였거든
그러자 심장이 아팠어 한밤중에 쓰러졌고
하하하, 붉은 십자가를 가진 차 한대가 왔어

헤어졌다 헤어지기 전
내 속의 신생아가 물었다. 언제 다시 만나?
네 속의 노인이 답했다. 꽃다발을 든 네 입술이 어
떤 사랑에 정직해질 때면
내 속의 태아는 답했다. 잘 가

돌이킬 수 없는 짠 사랑의 보리굴비를 가울물에밥 말아 먹다가 한 사람 울었네 눈물 많은 이의 지문너무 자주 들여다본 편지는 사라지네 골목에는 아무일 없어 언제나 같은 노래만 흘러나왔네 모두들 오늘 하루를 사랑하며 잠이라는 짐승의 숲 속으로 들어갔네

너는 왔고 이 세기에 생존한 비닐영혼은 손금에서내리는 비를 피하려 우산을 편다 너 없이 희망이여몇백 년 동안 되풀이된 항의였던 희망이여 비닐영혼은 억울하다.
너 없이 희망과 함께

쉰 살이 되어가는 내 꿈의 낯선 입은 묻는다네,
지구여 네 바깥에는 태양 및 별들이
고아로 남겨져 있는가?

얼마나 오래
이 안을 걸어 다녀야
이 흰빛의 마라톤을 무심히 지켜보아야
나는 없어지고
시인은 탄생하는가

종소리는 공중에서 유리 조각으로 흩어지고
잠이 덜 깬 잘 아는 얼굴은 황망히 도시를 떠난다
가방을 끄는 소리도 시끄러웠지

잠의 가장 시끄러운 곳 속에서
떨어진 노래를 줍는다.
그 너머에는 네가 있다.
나보다 더 오래된 지구의 생물 하나인 너는
날개를 받고 있었지

얼굴에 먼지와 피를 뒤집어쓰고
총 쏘기를 멈추지 않던 노인이여
붉은 양귀비꽃이 뒤덮인 드넓은 들판이여
무너진 담벼락 사이로 터지던 지뢰여
종으로 팔려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던 소녀들이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