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장기간에 걸쳐 인간의 동기에 영향을 미쳤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행동을 좌우하는 소유의 심리 메커니즘을 탐구한 최초의 보고서다. ‘소유하다 to own‘ 라는 말은 우리가일상에서 엄청나게 자주 사용하면서도 인간의 마음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용어다. 인간의 행동은 소유와 뿌리 깊게얽혀 있다.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가는 곳, 우리가 우리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기술하는 방식, 우리가 누구를 돕거나 벌하는방식 등등이 모두 소유와 얽혀 있다. 문명의 조직 자체가 소유개념에 기초하며, 만약 이것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붕괴하고 말것이다.

사람이 자기 몸에 가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행위는 자살이다. 대체로 자살을 범죄로 취급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많은국가에서 자살은 불법이다. 조력 자살과 안락사는 불치병에 걸려 비참한 일상을 보내는 환자가 대상이라 하더라도 영국에서위법으로 처벌을 받는 행위다. 고대 로마에서 자살은 시민들사이에서 때로는 고결한 행위로까지 인정받았으나 노예와 군인의 자살은 불법이었다. 왜냐하면 이들은 주인 또는 국가의재산이었고, 따라서 자살은 절도 행위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절도는 중죄였으므로, 이들의 자살 미수는 엄밀히 말해아이러니하게도 사형에 처할 만한 범죄였다.

기무엇을 소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는 시대에 따라서도다르다. 사람을 물건처럼 소유한다는 것은 아주 혐오스러운 관념이다. 그러나 역사를 돌이켜보면 꽤 최근까지 많은 국가에서노예를 합법적으로 소유할 수 있었다. 전쟁을 통해 승전국이얻는 이점 중 하나는 땅과 자원의 지배를 넘어 소중한 노동력을 제공할 사람들을 노예로 얻는 것이었다. 고대 세계의 위대한 불가사의 중 몇은 외국 노예들이 건설했다. 기자Giza의 대피라미드는 10만 명의 노예가 30년 동안 힘들게 일해 완성한 결과다.

이와 관련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노예는 자유의지가 없는존재가 되었다. 노예는 사실상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존재였다. 19세기의 한 유명한 판례 사건에서 루크Luke 라는 이름의흑인 노예는 주인의 토지로 뛰어 들어온 당나귀를 쏘아 죽여고의로 재산을 파괴했다는 혐의로 플로리다의 법정에 섰다."
처음에 그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당나귀를쏘라는 주인의 명령이 있었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다. 만약 루크에게 처벌을 내렸다면 그것은 루크의 자유의지를 인정하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노예법을 지키기 위해 법원은 아이러니하게도 루크를 감옥에 가두는 것이 옳지 않다는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노예를 동산 간주했으며, 따으로라서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주인에게 불복종하려는 의지‘는인정되지 않았다.

결혼은 자원을 공유해 가문의 장기적 번영을 도모하는 전략적 수단이었다. 남편은 아내 · 자녀 • 하인을 포함한 재산을 책임.
졌으며 법정에서 이들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남편은 소유자처럼 이들을 통제했다. ‘혼인관계 wedlock‘라는 용어에도 이런 소유권 서약의 의미가 담겨 있다. 서구권에서는18~19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낭만주의 운동이 일어나면서사랑이 결혼 방정식의 일부가 되었고, 오늘날에는 사랑이 성공적인 결혼의 필요조건이 되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는 부모와 자식의 소유 관계가 양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즉 연로한 부모가 타인에게의존해야 하는 처지가 되면 성인 자녀는 부모를 돌볼 법적 의무가 있는데, 이것은 예를 들어 미국과 영국의 ‘노부모부양법 filial support law‘에 규정되어 있다. 최근 미국의 양로원에서는노쇠한 부모 대신 자식에게 돌봄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2012년 펜실베이니아의 한 양로원은 아들에게 어머니의 돌봄비용으로 9만2,000달러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며, 이와 유사한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25 이제 전후 베이비붐세대가 노년기에 접어들고 인간 수명이 유례없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는 노인 부양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점점 더 그 자녀에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서양 민주 국가에서 최근 확산 중인 정치적 불안정도, 외부인의 위협으로 느껴진 것들로부터 국가의 정체성과 소유권을지키려는 싸움이다. 브렉시트의 ‘통제권 회수‘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America first‘ 정책은 모두 외국인의 공격으로부터 자기 것을 지키려는 국수주의의 노골적 표현이다. 이런 정책의언어는 모두 소유에 관한 것으로 내 나라, 내 직업, 내 생활방식을 지키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가정을 하나 해보자. 트럼프의 집권은 핵심 유권자층의 경제적 고통에 기인한다. 트럼프를 가장 강력히 지지했던 중서부의 사양 산업 지대에서는 기술 혁신 및 값싼 수입품과의 경쟁에 밀린 전통 산업이 몰락했고, 그에 따라 불평등이증가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화의 증가로 이런 경제적 전환이 촉진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 재산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국내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한 세계화 과정으로부터 온갖혜택을 누린 인물을 가난한 사람들이 선택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보기에는 이들이야말로 자신이 공감하지 않는 문화적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고 있으며, 본인 국가의 지배적인 가치관에서 소외되었다고 느끼는 집단이다. 전통적 가치관을 가진고령의 백인 남성들은 1950년대 · 1960년대 사회에서 문화적다수를 차지했지만, 자신들의 우세와 특권이 무너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1970년대에 일어난 침묵의 혁명이 오늘날 분노에찬 반혁명적 반발로 발전한 듯하다.

디지털 재산은 어떨까? 누가 길에서 당신을 카메라로 찍으면 당신이 찍힌 사진은 그 사람 소유인가? 신체 부위 판매와마찬가지로 이것도 당신이 세계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다르다.
많은 국가에서 공공장소에서의 사진 촬영을 문제 삼지 않지만,
몇몇 국가에서는 피사체가 되는 사람의 허가 또는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다른 사람을 그냥 바라보는 것은 괜찮지만, 이런 경험을 사진으로 저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의 주인이기를 원한다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누구와 이야기하는지 등이 추적될 수 있다. 동의 박스에체크 표시를 하는 순간 이러한 행위는 완벽하게 합법이 된다.
적어도 이런 회사에서 데이터 마이닝 data mining 사업을 한다는사실이 주목받기 전까지는 이에 신경 쓰는 사용자도 많지 않았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추적당하지 않도록‘ 활동 흔적을 제거또는 삭제하는 방법으로 개인 정보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는법적 권리가 생겼다. 그러나 이는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이런회사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혜택까지 포기해야 한다. 이는 디지털 세대의 일부가 되기 위해 우리가 지불하는 대가인 셈이다.

인간에게는 경쟁의 본성이 있다. 1898년 심리학자 노먼 트리플릿 Norman Triplett은 사이클 선수가 그냥 시간을 잴 때보다 경쟁 상대가 있을 때 더 빠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초의 사회심리학 실험으로 꼽히는 이 실험에서 그는 아이들이 낚싯줄을얼마나 빨리 감는지를 측정했는데, 이때 혼자서 낚싯줄을 감는경우, 다른 아이와 경쟁하면서 감는 경우를 모두 재보았다! 그결과 아이들은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서로 경쟁할 때 더 빠른속도를 보였다. 트리플릿은 이것을 ‘경쟁 본능‘이라고 불렀는데, 동물계 전반에 걸쳐 발견되는 근본적인 행동 방식인 듯하다. 가장 명백한 경쟁 상황은 식사 시간이다. 아이들이 저녁 식탁에서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더라도 짐승 같다고 꾸짖지 말기바란다. 미친 듯이 다투며 먹는 행동은 입이 많을 때 아르마딜로 armadillo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가죽이 딱딱한 동물 - 옮긴이)든얼룩말이든 모든 종에서 관찰된다.

점유 possession의 어원인 라틴어 ‘포시데레possidere‘는 문자그대로 해석하면 ‘앉다‘ 또는 ‘몸무게나 발을 올려놓다‘라는 의미다. 개가 사람에게 앞발을 얹으면 우리는 보통 이것을 애정의 표시로 해석하지만 실제로는 지배의 표시다. 개에게 있는늑대의 유전자가 여전히 무리 내 위계질서 의식에 관한 신호를보내는 것이다. 점유는 통제력을 제공하고, 이는 다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관건은 통제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물리적 경쟁은 큰 대가를 치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대결을 피해 위험을 줄이기 위한 특정 행동전략이 발달했다.

반면에 인간은 소지품을 적극적으로 축적한다. 인류 역사 전체는 제작된 소지품들로 가득 찬 보물 창고이며, 그중 가장 오래된 것은 현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소지품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곤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역사적인 물건들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를 통해 우리의 먼 친척과 우리 사이의 공통점과 차이를 확인하면서 유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은 소유물 자체를 소중히여기는, (이런 의미에서) 물질주의적인 최초의 동물이었다. 이런소유물은 상징적이고 심미적이며 자기 정체성의 확장이고, 보호와 때로는 숭배의 대상이 된 소지품이었다. 그들은 결국에는이 소유물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기까지 했는데, 이런 양도는소유의 규칙을 이해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소유의 규칙을 따르기 시작하면서 재산 축적과 부의 이전에 기초한, 안정된 사회가 마침내 탄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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