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그는 사소한 것으로 괴로워하는 고질적인 내 성향, 남들이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나의 끝도 없는 욕구, 그리고 자신의 불행 탓에 자기 성격이 바뀌었음을 넌지시 말하고있었다. 내킨다면 나는 평소처럼 유치한 변덕으로 장난을 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니었다. 오텔로는 원하지도 않고, 시간도 없었다. 시련이 그를 어른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른은 확고한 것을 좇아야 한다.
교회는 황량해 보였다. 나는 관광객처럼 고고하게 오늘측랑으로 천천히 나아갔지만, 위쪽의 커다란 창문들을 통해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제단들 위에 있는 거대한 바로크 유화들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었다. 마찬가지로 옅은 어둠 속에잠긴 익랑에 다다른 나는 햇살이 넘치는 왼쪽 측랑으로 건너갔다. 거기에 모여 있는 수상한 뭔가가 있어 나의 관심을 끌었는데, 조용하고 정적인 사람들이 두 개의 작은 출입문 중 두번째 문 옆에 무리지어 있었다.
그때쯤 그는 목소리를 낮춰 이 주제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고, 탐색을 이어갔다. 이번은, 적어도 지금 이번만은, 우리가과리니 건물 현관으로 들어가, 교실까지 이어지는 긴 복도를지나, 마침내 교실 안 우리 책상에 도착하기까지, 우애 좋은두 친구처럼 발걸음을 맞춰가며 걸을,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였다.
쉬는 중에는 내가 기분이 좋고 머리를 식히며 재미있어 하도록 최상의 노력을 쏟았다. 그는 나에게 많은 것을 빚지고 있었다. 첫날부터 내가 그를 보호해주었고, 지금도 여전히 교과서들을 빌려줬고, 우리 집에서 후하게 대접하고, 숙제도 실질적으로는 내가 해주는 셈이었다. 그리고 그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는데, 자기가 여기서, 내 존재, 격려가 되는 나의 목격자로서, 초라하지만 아마 멸시할 수는 없을 선물로 나에게이렇게 보상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이다. 이게 별것 아니라고? 물론 대단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알아야 했다. 그가 그 이상을 줄 수는 없었다.
예상치 못한 눈이 아침 아홉시 반 무렵 쏟아지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눈송이들이 고요하게 침침한 예수교회를 배경으로천천히 가만가만 미끄러지는 모습을 교실 안에서 바라보다, 나중에 밖으로 나와 보르골레오니 거리가 온통 하얗게 뒤덮인 광경을 마주하니 얼마나 아름답고 감동적이던지! 으레 그렇듯 소동을 피우며, 밖으로 나오자마자 한바탕 눈싸움이 벌어졌고, 그러다가 이번은 나와 루차노가 서로의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했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네시에 평소처럼우리가 다시 만날 걸 알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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