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문학대로서 여러 일을 해왔지만, 역시 이시무레 문학을잇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이르렀다. 그래서수년 전부터 작가와 연구자로부터 이시무레 씨의 작품에 대해 듣는 ‘이시무레 대학‘이란 행사를 열고 있다. 다시 말해, 여러분 이시무레 씨의 책을 읽어보지 않겠습니까, 라는 모임이다. 요즘이야말로 이시무레 씨의 말이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문학대 사람들과 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지는 꽃부리를 손바닥에 주워 모아 꽃향기에 파묻혀 있었다. 몇 번이고 지나가니까 할 수 있었던일. 눈 깜짝할 사이에 지는 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릴 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꽃이 시나브로 진다. 오렌지색이 사라지고 짙은 녹색만 남았을 때 꽃이 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금목서가 지는 걸 지켜볼수 없다니, 어른은 시시하다.
나무에게 좋은 일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금목서가 두번 꽃을 피운다니 조금 득을 본 기분이다. 서점에서 시내로가는 길에 있는 교차점 옆에 금목서가 있어서 장을 볼 때나우체국에 다녀올 때 꽃을 만끽한다. 이때만큼은 신호를 기다리는 게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아직 바뀔 때가 아니라고생각해버리니 인간은 제멋대로인 존재다. 정원에 금목서가 있으면 꽃이 지는 때를 알 수 있을까? 그녀는 오렌지색 작은 꽃부리를 골라내 말끄러미 바라보거나 주워 모아서 향기를 맡을까? 다음에 꽃이 피면 물어보겠노라 생각한다.
낌이실은 그 의자에 나 때문에 생긴 그을린 자국이 있다. 처음 문을 열었던 해의 연말, 서점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저녁거리를 사온 사람이 있었다. 같이 먹자고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급기야 와인도 따서 마신 게 잘못이었다. 저녁을 다먹은 후, 그대로 일을 하다가 오토만에 기대 잠들고 말았다. 오토만이 히터에 가까웠는지 일어나 보니 천의 색깔이 살짝갈색으로 변했다. 몹시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염치가 없어서 의자를 선물한 손님에게 바로 말하지 못했다. 한참 지나 자백하니 알고 있었다고 했다. 알고 있었는데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그 의자에는 여러 사람이 앉았다. 작가와 시인과 사진가와 노래하는 사람에 그림 그리는 사람.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에 작은 아이. 사람뿐 아니라 고양이도 앉는다. 모두, 책장을 떠올릴 때 그 의자 역시 함께 떠올릴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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