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은 옛날부터 특별한 동물이었고 언어에서도 그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낸다(1월 5일 참고). 곰은 두려움과 흥미를 자극하는 존재이자잔인한 중세의 여흥 수단으로 영어 곳곳에 웅크리고 있다. 웨일스어로 곰을 뜻하는 arth 또는 arthen에서 게일어 이름 Art와 Arthur가 나왔다. Ben은 곰을 뜻하는 어근 bera를 품은 게르만어계 이름이다. 노르만 계열의 이름인 Orson도 곰을 뜻하는 프랑스어 ours에서 온 것이다. 또 곰의 여신 아르티오를 모시던 도시는 오늘날 베른(곰의 도시)이되었고, Arctic북극과 Antarctic남극은 북반구의 두 별자리인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에서 온 이름이다.
바이킹은 특히 곰을 존경했는데, 비외른Björn 같은 이름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북유럽신화에는 거칠고 사나운 고대 전사들이 나오는데, 이들은 전쟁에 나가기 전에 berserker rage라는 무시무시한 춤을 췄다. berserker는 전쟁에 나가는 전사들이 입었던 곰 가죽으로, 이가죽을 입으면 초인적인 힘이 생긴다고 믿었다. 오늘날 go berserk 난폭해지다처럼 쓰이는 말에는 곰과 관련된 역사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겨울의 정원은 조용히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새해가 시작되면 몇몇 식물을 선두로 활기가 돌아오기 시작한다. 이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단연 천리향daphne이다. 천리향은 작은 꽃들이 무리지어OITZIOOMIL피며 향기도 진하다.
daphne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월계수에서 왔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요정 다프네Daphne는 원치 않는 아폴론의 애정 공세를 피해 도망다니는 처지였다. 절박해진 다프네가 아버지 (대부분의 사료에서 강의 신 페네오스라 알려져 있다)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페네오스는 다프네를 월계수로 만들어준다(7월 25일 참고).
나무로 변신하기 전 다프네는 샘이나 우물 등 민물의 요정인 나이아데스의 일원이었고, 강물의 요정인 포타미데스 중 하나이기도 했다. 포타미데스 중에는 레테 Lethe(저승에 흐르는 망각의 강 레테에 사는 망각의요정)도 있는데, 레테가 지키는 강의 물은 이승에서 쌓은 기억을 모두잊게 한다. 레테의 이름에서 탄생한 말이 lethargic무기력한이다.

와스카치위스키 생산에 관해서는 15세기부터 기록이 남아 있다. 제임스 4세가 파이프주 린도레스 수도원의 존 코 수사에게 맥아 8배럴로 강한 증류주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whisky라는 단어 자체는 1715년 기록에 처음 등장한다. 시인 겸 골동품상 제임스 메이드먼트는 "위스키는 우리 두뇌를 미치게 할 것이다"라는 불길한 문장을남겼다. 1753년 《젠틀맨스 매거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듯 독주에 대한 불안이 아일랜드까지 퍼져 있었다. "위스키라는 그 저주받은 술은더블린의 한 술집에서만 454리터가 팔린다."
하지만 18세기 런던에서 공적 지탄의 대상이 된 진gin과 달리위스키는 꾸준히 평판이 좋아져서 스코틀랜드 최고의 유산으로 꼽히게 되었고, 생명수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라틴어 aqua vitae에서온 아쿠아비트(북유럽식 증류주)가 그렇듯이 whisky의 어원인 게일어usquebaugh도 생명수라는 뜻이다.
스카치위스키는 real McCoy라는 신기한 표현도 남겼다. ‘진정한것‘을 뜻하는 이 표현은 미국 권투 선수 키드 매코이, 유명 목축업자,
금주법 시대의 럼주 상인 등을 가리킬 때 쓰여왔다. 하지만 사실 최초의 사례는 매코이가 아니라 매케이, 정확히 말하면 에든버러의 유명위스키 업체인 메서즈 G. 매케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진짜 매케이 한방울"은 1800년대 말 인기 광고 슬로건이었다.

2월 9일 무렵부터는 개구리와 두꺼비가 올챙이 tadpole로 부화할알을 낳기 시작한다. tadpole은 직역하면 ‘두꺼비 머리‘라는 뜻이다. 머리와 꼬리만 있는 올챙이의 형태 때문에 붙은 이름일 것이다. 여기서pole은 voting poll투표의 형제 단어로, 원래는 머릿수 세는 일을 뜻했다.
개구리는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중요한 의료용 동물이었다. 예컨대산 개구리를 입에 물고 있으면 목병이 낫는다는 말이 있었다. 한편개구리와 두꺼비가 독을 품고 있다는 말도 있었고, 17세기의 돌팔이와사기꾼들은 이 믿음을 이용해 의심스러운 재주를 부리기도 했다.
quack은 quacksalver(‘연고 바르는 사람‘이라는 뜻의 네덜란드어)가 줄어든 단어다. 16세기에는 장터 곳곳에서 신기한 재주로 사람을 놀라게하며 각종 의료 용품을 팔던 가짜 의사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들의 악명 높은 술책 중 하나는 독이 있다고 알려진 두꺼비를 조수에게먹인 후 기적의 약을 처방해 목숨을 구한 뒤, 군중에게 그 약을 만병통치약이라고 파는 것이었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1850년대 크림전쟁 야전병원들을 시찰하던 중 어떤 요소가 환자의 회복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부상병들의 위치였다. 나이팅게일은 식물이 태양을 향해기울듯 환자들이 창문을 보며 눕는 모습을 발견했다. 심지어 자세가고통스러워도 바꾸지 않았다. 햇빛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나이팅게일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환자가 원하는 건 그저 빛이 아니라 내리쬐는 햇빛이었다."

파이어는 배열된 단어의 글자 수가 파이의 숫자와 똑같도록 쓰는 언어다. 사람들은 파이어로 시도 썼고, 단편 소설도썼고, 하이쿠(파이쿠라고도 한다)도 썼고, 심지어는 책도 썼다. 예를 들어마이클 키스가 쓴 1만 단어 분량의 작품 『흔적 없이』는 이렇게 시작한다. "Now I fall, a tired suburbian in liquid under the trees." 이처럼 파이의 숫자(3.1415926535……)를 각 단어의 알파벳 개수에 반영하는 것이다.
파이 데이는 모두가 즐기는 기념일은 아니지만, 파이 데이의 팬들은 사랑하는 무리수를 기념하기 위해 이 날 파이를 굽는다. 먹는 파이pie에도 의외의 기원이 숨어 있는데, 라틴어 pica까치에서 온 말이다.
여러 재료를 모아 만드는 파이의 특징이 까치가 주워 모은 잡동사니와 비슷해서다.

‘오늘날 조롱을 뜻하는 heckling은 노동조합에서 유래된 표현이다. 이 단어의 기원은 특히나 호전적이던 스코틀랜드 노동조합에서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heckle (hackle이라고도 한다)은 아마나 대마 섬유를 빗어 정돈하는 강철 빗을 말한다. 이 작업이 공업화되기 전까지heckling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중노동이었다. 악명 높은 작업장이었던 스코틀랜드 던디의 글래스고 베넬 10번지는 환기조차 되지 않아 중노동을 할 만한 환경이 전혀 아니었다. 힘든 환경에서 끝없이 작업한 사람 중에는 시인 로버트 번스도 있었다. heckling 작업은 but과ben이라는 두 과정으로 이루어졌으며 ben 쪽에서 처리한 삼실을 but쪽에 보관했다.
#0081880년부터는 공장 노동자들이 노동환경 개선 투쟁을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이들의 무기는 머릿수와 고함이었다고 한다. 그 뒤로 사람들은 heckling이라고 하면 금세 노동조합과 열변을 떠올리게되었고, 여기서 관중의 조롱이라는 뜻이 생겼다고 한다. 더 간단한 설도 있는데, 얽힌 삼실을 빗으로 꼼꼼히 빗고 끊고 펴는 일이 정치인이나 공연자에게 끈질기게 질문하는 것과 비슷해서라는 것이다.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책과 더불어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최초의 ‘앨범’은 음악이 아니라 독서와 관련된 말이었다. 고대 로마에서 흰색과 검은색을 동시에 뜻하는 albus는 공지 사항을 적은 서판을가리켰다.
이런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나무에서 책이 나온 게 너무나 적절하게 느껴진다. 참고로 tree는 true와 언어적 뿌리가 같으며, truth는충성, 확고함, 견실함을 뜻한다. 사전 편찬자들이 늘 단어의 root를 찾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봄이 오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다. 그간 머물던 찬 기운이 온기에 자리를 비켜주고 따뜻한 햇살이 내리는 3월 중순은 새싹이 힘차게 흙을 뚫고 나오는 시기다. 겨울의 무기력에서 빠져나오는 건 비단식물만이 아니다. 이때는 사람도 기쁨이 싹트고 새로운 에너지가 차오른다. 활력을 느끼는 걸 넘어 명백한 vernalagnia를 경험하기도 한다. vernalagnia는 봄이 올 때 생기는 낭만적 감정으로, 최근에 라틴어vernalis봄의와 lagnia욕망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3월 23일은 세계 기상의 날이다. 많은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흥미롭게 전달하려는 경쟁 속에서 날씨를 전하는 TV, 라디오, 인터넷 매체들이 과장을 보탠 덕에 날씨 용어는 최근 들어 많은 변화를 겪었다.
도입에는 강렬한 멘트를 넣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다. "오늘은 악천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폭풍은 남쪽으로 이동하며 강펀치를 안겨줄 예정입니다." thundersnow비 대신 눈이 오는 폭풍, frostquake기온이 강하하며 발생하는 지진, firenado불의 소용돌이 같은 현상들이 새롭게 알려지기도 했다. 다행히 안목 있는 일부 기상 캐스터들은 petrichor(7월 31일 참고)나 apricity(3월 2일 참고) 같은 다양한 어휘를 사용해 날씨를 설명한다.
극적인 날씨에 대한 전통 어휘는 지금도 탐구할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혼란과 파괴를 연상시키는 허리케인hurricane Hurakán 이라는 고대의 외다리 신에서 유래했다. 그는 마야 문명에서 힘이 꽤 강했던 신 중 하나로, 인간을 창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Hurakán이라는이름은 외다리를 뜻하는 토착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며 K라는다른 신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K 역시 외다리이며 번갯불을 상징하는 뱀으로 묘사된다. Hurakán은 바람, 폭풍, 불의 신이다. 남아메리카의 타이노족, 카리브해의 카리브족과 아라와크족도 Hurakan 신이날씨를 지배한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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