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는 패션 잡지의 반응에 실망했다. 어떤 곳에서는 답변이 아예 없었고, 어떤 곳에서는 이번 박람회는 도매상만을 위한 것이라 독자들이 전혀 관심이 없을 거라고 했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전화를 걸어와 프랜시스의 편지를 전달받았다면서, 그 내용에 대한 독점 보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나가는 마켓타운의 부티크가 어떻게 성공을 거두었는지 런던의 경쟁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한 개인이 이룬 승리의 이야기로 그려질 것이다.
맥은 일요일 아침에 새 재킷을 입으면서 아주 괜찮아 보인다고, 그를 보러 온 사람들을 위해 대학에서 마련한 브런치에서 자신의눈길에 반응하지 않을 여자는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특히 새까만머리칼을 허리까지 기르고 짧은 치마에 긴 부츠를 신은 밝고 자그마한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정말로 시선을 끄는데다, 그냥 얼굴이예쁜 것 이상이었다.
웬디와 리타는 성공을 기념해 다소 비싼 레스토랑에서 식사를했다. 그들은 마치 영화 대본인 것처럼 그 모든 일을 되짚어보았다. 신나게 웃었고, 끝없이 건배를 했다. 종업원은 친절하고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었다. "두 숙녀분이 아주 행복해 보이십니다. 정말 보기 좋은데요." 그가 말했다. "우리 둘이 회사를 같이 경영해요." 웬디가 설명했다. "WR이라는 회사인데, ‘불의를 바로잡다‘라는 뜻이에요." 리타가 덧붙였다. "그런 문제로 많은 연락을 받을 것 같네요." 나이가 지긋한 종업원이 말하더니, 그들이 대부분의 다른 손님과는 다르게 아주 즐거워 보인다며 포트와인을 작은 잔에 따라 공짜로 주었다.
체스트넛 스트리트에 사는 사람들이 전부 차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 그건 오히려 다행한 일이었다. 반경 안에 모두 서른 채의 작은 집이 있었지만, 차는 열여덟 대뿐이었다. 물론 2번지에 사는 케빈 월시 같은 사람은 큰 택시를 몰아서 넓은 공간을 차지했다. 하지만 11번지에 사는 버킷 매과이어는 오래전부터 자전거를 타고다녔기 때문에 그런 건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치와 필립은 22번지에 살았다. 그들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둘 다 뉴욕에서 일했다. 숀과 브라이언은 매년 7월에 각자 가족을 데리고 늙은 부모를 보러 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미치와필립은 스무 살 때 결혼했기 때문에 그렇게 늙지는 않았다. 이제겨우 사십대였고, 장성한 두 아들의 부모이자 미국 국적인 네 꼬마의 할아버지 할머니였다. 하지만 숀과 브라이언은 당연히 그들이아주 늙었다고 느꼈다.
아들들은 정말로 화가 났지만, 그들이 목격한 젊은 여자 이야기는 꺼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졌을 때, 아버지에게무슨 말이라도 꺼낼 수 있었을까? 숀은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브라이언은 그러면 상황이 더 나빠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뭔가 말해본다면? 둘 다 어떤 식으로 그 말을 꺼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마지막 밤에 아버지는 나가고 없었다. 아홉시까지는 집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었다. 공장에 잔업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자신이 해본 가장 의도적인 행동이었다고 나중에혼잣말을 하곤 했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뜬 채로, 어른이 된 후 많은시간을 쏟아가며 친구들을 구하려 했던 그 상황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갔던 것이다. 그녀는 가슴을 찢고 또 찢을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곧 친구들의 동정과 인내심이 사라질 테고, 결국엔 친구 자체를 잃게 될 것이다. 엘라는 자제력이 있고 세상을 침착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볼 줄 아는 사람으로 여겨졌는데, 그런 엘라가 매력이넘치는 공작에게 반한 것이다. 가장 어리석은 여자조차 해리하고그런 사이가 될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것은 물론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공작을 옆에 둘 수 없다고 말한 사람은 엘라 자신이 아니었던가. 친구들이 사귀는 남자들을 시큰둥하게 바라보면서, 그녀는 누구라도 참새는 유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부는 정말이지 늙은까마귀 같았다. 엘라만이 공작을 번번이 고개를 젓던 눈부신 해리를 차지한 것이다. 그녀는 그가 다른 여자를 보고 미소를 지어도개의치 않았다. 여자들은 그가 자기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실제로 미소를 짓는 행위 자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미소가 사람들을 기분좋게 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자주 웃었다. 이따금 그는 자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엘라는 앉아서그를, 그의 얼굴 근육이 당겨지면서 상대를 기분좋게 해주는 따뜻한 미소가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혹은 그런 게 하나 있었다고 말했던 것도 같았다. 기억나지 않았다. 어쨌거나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자신은 아니더라도캐시가 가서 그 책이 다른 모든 책과 함께 자기만의 여정을 시작하기 전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거라고 그에게 말해주는 것이었다.
"에뮤는 어떤 새인지 말해주세요." 그녀가 말했다. 그는 에뮤가크고 날지 않으며 늘 자동세차장을 통과시켜야 할 것처럼 보이는, 혹은 자동세차장처럼 보이는 새라고 설명했다. 순수하고 모든 것에 관심을 보이는 새라고 우리가 차 안에 앉은 채 창밖으로 손수건을 흔들면 그 큰 새의 무리가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어슬렁어슬렁 덤불숲에서 나올 거라고. 엘라는 그 얘기가 정말로 사랑스럽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크게 웃었다.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그레그와 해리가 그녀를 감탄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엘라는 해리가 그녀 바로 옆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 뒤에 낡은 거울이 있었다. 그의 모습이 멋지게 비쳤을 것이다. "이번 세일즈 컨퍼런스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그레그가 말했다. 엘라가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다음주예요." 그녀가 말했다. "제가 가서 힘이 되어드릴게요."
그녀는 렌즈콩 수프만 있으면 충분하고 빵은 직접 만들 수 있다고 멀리가 음식을 챙겨주고 갈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별이나 탄생 별자리 같은 것에 관한 책이 있으면 아주 좋겠다고 말했다. 멜리는 이제 글래스턴베리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집은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관리될 것이다. 축제에는 점술가가 있을 것이다. 애그니스는 자신을 마담 매직이라 칭하면서 오후 세시에 등장할 것이다.
열리는 어깨의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글래스턴베리에서 누군가 빵을 만들고 있고 오브라이언 씨의 채소로 만든 맛좋은 카레가 있는 이 집으로 돌아온 것이, 작년에 아무도 없는 빈집으로 돌아왔을 때보다 훨씬 기분좋았다. 마담 매직은 그 이름에 걸맞은 삶을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을것이다.
늘 아주 모호하거나 심지어 "아빠 미안해요. 내일은 바빠서 꼼짝 못해요" 같은 핑계를 댔다. 그래서 그는 딸이 더이상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누알라를 만나러 그녀의 직장을 찾아갔다. 누알라는 근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근무중에 누가 찾아오는 건 곤란했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 마이클 역시 한때 이 모든 것이었다. 케이티는 톰에게 완전히 빠졌다. 톰을 만나고 얼마 안 돼, 케이티는 따로아파트를 얻어 살겠다고 했다. 그 자리에 있던 톰을 전혀 언급하지않고 그 모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케이티가 사랑에 빠졌고, 그애가 선택한 사람이 이 남자라는 사실은 한낮의 햇살처럼 분명했다. 누알라는 케이티가 언젠가 집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톰과 함께는 아니기를 바랐다.
이유는 정확히 몰랐지만, 그녀는 톰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적으로 신뢰할 수가 없었다. 그는 케이티에게 깊이 빠진 것 같았다. 다른 여자애들과 어울리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들이 사귄 지도 여러 달이 지났다. 둘이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다. 그는 충실한 남편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런데 누알라는 왜 그가 딸의 상대로 내키지 않는 걸까?
그들은 큰 그릇에 수프를 담아 먹곤 했고, 케이티는 그것이 아주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케이티와 톰은 요즘 초밥과 카나페만 먹고 사는 것 같았다.
케이티의 목소리는 고단하게 들렸고, 교사 일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사업이 전부였다. 회사를 꼭 설립해야 하고, 이제 최고의 의뢰인이 그들을 찾아올 것이었다. 4케이티는 크리스마스에 집들이 파티를 크게 할 거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두 주전으로 날짜를 잡을 것이고, 초대장은 일찍 나눠줄 거라고. 인기 있는 파티가 될 것이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했다. 아무 말 하지 않는 것은확실히 마이클과 원만하게 지낼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었다. 불행했던 그 시절에 그녀는 그에게 소리를 질렀고 방식을 바꾸라고 사정했다. 이제 그녀는 덤덤하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고, 이야기도 조금만 했다. 그건 놀랄 정도로 잘 먹혔다. 누알라가 집에 같이 가자는 뜻을 조금만 내비쳤다면 마이클은 그녀와 함께 왔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녀는 지금 그러기를 전혀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톰과 케이티에게 아무 말 하지 않은 건 옳았는가? 그것이 문제였다.
파티가 끝나고 두 주가 지났을 때였다. 파티는 그들이 바란 만큼크게 성공적이지 않았다. 케이티와 톰은 현실에 직면했다. 누알라는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은 집을 빨리 팔겠다고, 가능한 한 빨리 팔겠다고 했다. 회사 건물 소유주가 이 나라를 떠날 계획이어서 컨설팅회사는 빨리 정리할 수 있었다.
"언제나 지혜로우셨어요, 누알라. 처음부터요. 제가 케이티에게그렇게 이야기했어요. 당신 어머니는 세상의 모든 지혜를 가진 분이라고. 내일 병원에 가서 제가 그 일을 맡을 수 있는지 알아볼게요. 그리고 여기서 지낼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일 거예요. 영광이고행운이고 자랑스럽고요." 마이클이 떠난 뒤로 크리스마스는 종종 힘든 시기였다. 이제는 훨씬 좋을 것 같았다. 그녀는 다시 아무 말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걸 지혜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멋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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